김원구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장 “대구 안경 퀄리티 높지만 여전히 해외 유명브랜드 선호 안타까워”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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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6   |  발행일 2019-07-26 제34면   |  수정 2019-07-26
“시의원 출신, 소비자 시선에서 생각
대구, 상당수 유명브랜드 ODM 생산
디자인·기술 경쟁력 갖춰 희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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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유럽 고급 브랜드 안경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아웃소싱을 철수시키는 대신 자국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술력을 못 믿겠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대구 안경은 사양 산업이 아닙니다.”

지난 15일 <재>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에서 만난 김원구 원장은 한국 안경테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대구 안경산업은 희망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로 4년째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수장을 맡고 있는 김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공인회계사에다 재선의 대구시의원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이 갖고 있다.

대구시의원 출신답게 대구의 안경 산업을 생산자보단 소비자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는 점이 이전 원장들과는 차이라면 차이다.

태국 최대 백화점인 방콕의 ‘센트럴월드’ 1층에 대구 안경 10개 브랜드 입점 계약차 지난 1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출장을 다녀온 김 원장은 대구 안경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높은 기술력에다 뛰어난 디자인까지 갖춘 대구 안경이 유명 브랜드 론칭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대부분 해외 유명 브랜드의 ODM 생산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특히 한국에서 한국의 안경이, 대구에서 대구의 안경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경원에서 국산 안경테라고 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저가로 인식하는 데다 중국산과 차이가 없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아예 찾지도 않는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 안경에 대해서는 제품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그냥 ‘브랜드니까 좋겠지’라는 인식으로 고액에도 불구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대구 안경 공동브랜드 ‘블릭’이 3D TV 때문에 반짝 인기를 끈 적이 있긴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사람, 특히 대구 사람은 유명 브랜드 선호가 높아 퀄리티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대구 안경을 푸대접하는 경향이 많다”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경 나사 공장이 없어서 중국산 나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충청지역에서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안경 렌즈 산업도 90% 정도가 다국적 기업에 넘어가 토종 기업은 2~3개만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안경 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한 안경 산업은 희망이 있다”며 한국 안경, 대구 안경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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