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청소년·학교 전담 경찰관 아이들 용어 배우고 SNS로 소통

  • 글·사진=이명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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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04   |  발행일 2019-09-04 제12면   |  수정 2019-09-04
대구 달서경찰서 이상모 경사
100여개교 범죄예방 교육·상담
학교밖청소년엔 검정고시 도움도
6년째 청소년·학교 전담 경찰관 아이들 용어 배우고 SNS로 소통
청소년유해환경정화 민·관 합동캠페인 후 이상모 경사가 인근 업주들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꼭 신분증 확인하세요. 미성년자가 위조나 분실한 신분증을 들고 와도 확인만 잘하면 업주는 책임을 면합니다.”

대구 달서경찰서 소속 이상모 경사(39)는 학교전담 경찰관이다.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매주 편의점·식당·담배판매업소 등을 다니며 청소년유해환경정화 민·관 합동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의 담당 구역인 달서구 상인동 한 술집에서 신분증을 위조한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했다가 구청에 단속된 뒤 억울함을 호소했던 사건이 전국적인 이슈를 끌었던 후여서 달서구 일대 업주 사이에는 아직 긴장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청소년 술·담배 판매 금지 스티커’를 나눠준 후 가게 문을 나서며 “지난주 이집 뚫렸어요”라고 귀띔해준다.

올해로 이 경사는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근무한 지 6년째다. 그의 주 업무는 달서구 내 100여개의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청소년 범죄 예방 교육과 상담을 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도 예외일 수 없다. 비록 학교를 떠났더라도 청소년들이 배움과 자립을 하도록 민간단체와 협력해서 검정고시를 통해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청소년 문제는 강력 처벌만이 해결책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 경사는 “청소년들의 비행을 접하는 연령이 어려지는 경향”이라며 “만 14세 이상부터 만 19세 미만까지 형법과 소년법이 적용되고, 만 10세 이상에서 만 14세 미만의 경우 소년법이 적용된다”며 법 적용에 있어서 세심함과 엄격성에 더 신경 쓰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6년차, 알면 알수록 어렵다고 한다. 처음에는 마음을 열기 위해 무조건 믿어줬다. 하지만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끊어버리면 아이들은 경찰관이라서 상처받지 않는 줄 안다. 반복되니 피로감이 쌓인다고 한다. 그 피로감을 깨는 것이 SNS로 소통하고 거리 캠페인을 통해 마음을 터놓는 아이들을 만날 때 그는 다시 힘을 얻는다.

그는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아이들의 용어와 문화에 꾸준히 관심을 둔다. 요즘엔 초등학생인 딸과 아들에게서 아이들의 문화를 배운다. 그는 “아이들이 꼰대라고 보기 시작하면 더 이상 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학교전담경찰관을 와처(감시자)가 아닌 파수꾼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명주 시민기자 imps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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