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취업 등 지역 청년층 목소리 더 많이 전달해달라”

  • 노진실,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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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4 07:30  |  수정 2019-11-04 13:30  |  발행일 2019-11-04 제29면
■ 영남일보 제11기 독자위원회의
20191104
영남일보 제11기 독자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편집국 회의실에서 회의를 가졌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영남일보 제11기 독자위원회 회의가 지난달 31일 오후 5시 영남일보 6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경호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김연식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종성 대구예총 회장, 배명호 노무사, 이문수 칠성고 교장,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 부회장,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 이현창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 홍덕률 전 대구대 총장이 참석했다(가나다 순). 이날 독자위원장으로 선출된 홍 전 총장이 진행한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은 영남일보에 대한 여러 비판과 격려를 했으며, 향후 영남일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경호 위원= 현재 의료계의 가장 큰 이슈는 문재인정부의 의료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다. 이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의료 관련 기획기사가 늘어났으면 한다.

지금 대구지역 의료계에서는 의료관광과 지역의료 발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의료관광은 결국 해외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해 대구시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지역의 1, 2차 의료체계 정립을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는데, 그런 쪽으로 영남일보가 기획기사로 다뤄주면 지역의료 발전과 지역의료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보탬이 될 것 같다. 영남일보가 긴 안목을 가지고 기획보도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였으면 한다.


지역민 보도 비중많아 높은점수
독자위한 심층취재·해설기사 필요
청년층 광고실을땐 할인 제공 등
20∼30대 구독 늘릴 방안 고민도
정파성에 너무 매몰되는 것 경계
팩트체크 서비스도 고려해볼만



▶김연식 위원= 영남일보가 외국 지역신문처럼 지역민 관련 보도를 비중있게 다루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평소 지역성 있는 보도를 영남일보가 굉장히 많이 다루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정보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영남일보의 콘텐츠를 그냥 보여주기만 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지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활 정치’를 중요시하는데, 구의원·시의원이 의회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조례를 만드는지에 대해 지역 언론이 다뤄주지 않으면 지역민이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 영남일보가 지방의원들이 하는 일도 꼼꼼하게 다뤄줬으면 한다. 두번째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심층취재’다. 중요한 현안을 다룬 영남일보 ‘1면 톱’ 기사들은 2~3면 해설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맥락을 제공해주면 좋을 것 같다. 전반적인 언론의 위기 속에 영남일보를 비롯한 지역 언론의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 영남일보는 지역에서 중요한 매체인데, 지역 언론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영남일보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영남일보도 이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김종성 위원= 그동안 영남일보를 보면서 저도 많이 성장했다. 공연이나 전시를 특별히 홍보할 방법이 없는 지역 예술가들은 영남일보 등 신문 문화면을 통해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질 수 있었다.

문화·예술인의 한사람 입장에서, 영남일보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지역 청년층의 목소리를 더 많이 전해 달라는 것이다. 전통적 매체인 신문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좀 소외되지 않았나 생각해왔다. 그러다 보니 20~30대들은 신문을 잘 보지 않는 것 같다. 지역 청년들의 취업 관련 내용이나 1인 창업 등의 내용을 영남일보가 관심을 갖고 다뤄줬으면 한다. 청년들이 신문지면에 광고를 하면 광고비를 좀 저렴하게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좋을 것 같다. 젊은층이 신문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신문사에도 좋은 일 아닌가.

▶배명호 위원= 최근 영남일보를 보면 노동 관련 이슈에 대한 기사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도 많이 늘었다. 노사문제와 관련된 뉴스는 자칫 신문을 잘못 보면 독자가 편향되거나 잘못된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중앙지는 진보 신문과 보수 신문이 동일한 주제를 두고 다른 입장에서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고, 내용이 너무 갈려 혼선을 준다. 그러나 영남일보는 그런 점이 없고, 노사 균형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기사를 잘 써준다. 독자들이 혼선없이 노동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실업률이 낮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정규직만 늘어나고 질적으로 노동 환경이 안 좋아진 점에 대해 영남일보가 꼬집어 준 점도 좋았다. 다만, 대구경북의 노동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은 점에 대해 영남일보가 좀 더 심층적으로 원인 분석을 하는 기사를 보도해줬으면 한다.

▶이문수 위원= 영남일보는 1면에 우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보도를 자주한다. 그래서 영남일보를 보면 첫장부터 우리 지역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돼 좋고, 그런 점은 영남일보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가끔 팩트를 이야기하고 난 다음에 문제 해결 방안까지는 담지 못한 채 기사를 마무리할 때가 있어 그 점이 아쉬울 때가 있다. 문제 해결 방안까지도 제기하고 기사를 마쳤으면 좋겠다. 교육계에 몸 담고 있다보니 교육면을 유심히 보는데, 영남일보의 교육 관련 보도가 많은 점에서 앞서 나가는 것 같다. 영남일보는 다른 언론들처럼 ‘서울대 합격자수’에만 집중하지 말고, 좀 다른 시선으로 보도를 해줬으면 한다. 서울대 나온다고 다가 아닌 세상이다. 영남일보가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진짜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기사를 많이 보도해주길 바란다.

▶이석화 위원= 영남일보 1면은 식상하지 않고 독자가 궁금증을 가질 수 있게 편집되는 것 같다. 법조 기사와 관련해 영남일보에 하고 싶은 말은 ‘법원장 추천제도 확대’ 등 주요 이슈에 대해 분석 기사로 좀 다뤄달라는 것이다. 법원장 추천제가 어떤 장점,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를 영남일보가 심층적으로 다뤄주면 좋을 것 같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해당 제도가 장점도 있지만, 약간의 폐단도 있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다각적인 보도가 있었으면 한다.

▶이재훈 위원= 경제나 산업, 과학계 쪽의 시선에서 말하자면, 영남일보가 철학을 가지고 언론의 미래를 준비했으면 한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 하나의 특정 주제를 잡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 최근 방송사들은 소셜 크리에이터 사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역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레드오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신문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하나의 브랜드를 구축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 언론사의 사례를 비교·분석해 영남일보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

▶이현창 위원= 아침마다 항상 영남일보 문화면을 챙겨보는데, 문화면이 다른 신문과 비교해도 좋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문화 관련 인터뷰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다. 인터뷰 기사를 통해 지역의 신진 예술인 발굴에 언론이 굉장히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구시의 음악 창의도시 등에 대해 세부적인 면에서 좀 아쉬운 점들이 있다. 각종 문화 정책과 관련해서도 영남일보가 비판적 시각을 갖고, 지역민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을 만한 많은 보도를 해주길 바란다.

▶정일선 위원= 지역신문의 역할과 기조는 중앙지의 역할과 기조와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북 지역 여성 농업인들을 비롯해 농업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기사가 많아졌으면 한다. 실례로 경북 여성 농업인들이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관한 것이다. 농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영남일보가 심층적으로 잘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부에서 내주는 단신 기사 말고 영남일보가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심층적으로 다뤄준다면, 지역 농업인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홍덕률 위원= 요즘 언론이 위기라는 것은 다들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지역 언론은 더욱 위기이다. 지방의 위기이기도, 지역 언론의 위기이기도 하다. 영남일보는 앞으로 보다 청년 친화적인 기사 발굴과 편집으로, 상대적으로 좀 젊은 신문이 됐으면 한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가짜뉴스인데, 언론사의 팩트체킹 기능이 그래서 중요한 것 같다. 영남일보에서 독자와 지역민을 위해 팩트체크 서비스를 해주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리고 지나치게 정파성에 매몰되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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