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활 건 檢-靑 전면전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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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7   |  발행일 2019-12-07 제23면   |  수정 2019-12-07

검찰이 ‘하명수사 의혹’ ‘감찰무마 의혹’ 수사에 고삐를 죄고 있다. 두 의혹 모두 청와대와 연관돼 있어 파장이 작지 않다. 청와대는 물론 여당도 검찰 수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양측의 충돌이 거의 전면전 양상이다. 나라 안팎의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최고 권력기관 간의 충돌로 국가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 국내외 위기가 몰려오는데 훨씬 중요하고 다급한 현안들은 뒷전이다.

검찰은 6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집무실과 자택, 차량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송 부시장을 소환해 조사까지 마쳤다. 송 부시장에 대해 사실상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을 여는 수사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사건 등을 포함한 일련의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핵심인물 11명을 고발한 상태여서 검찰의 칼끝이 정권의 심장을 겨누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 역시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청와대 압수수색 다음 날 공석인 법무장관 후보로 추미애 의원을 지명한 것만 봐도 그런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가진 강성 여 장관을 앞세워 검찰개혁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신호다. 당 대표까지 지낸 5선 의원, 판사 출신 비(非)검찰 여성 법무부 장관의 기용을 검찰에 대한 ‘선전포고’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장 연말·연초 검찰 인사가 주목된다. ‘윤석열 검찰’에 대한 직접적 공격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을 겨냥한 특검도 검토하고 있다. 야당도 아니고 여당이 검찰공정수사촉구특위까지 만들었다. 격세지감이다.

검찰개혁은 국민 다수가 원하는 바다. 통제 받지 않은 권력을 거머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국정과제로 삼은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에 억측이 난무한다.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조직이기주의적 수사라는 논란이다. 이런 의심을 불식시킬 당사자는 검찰 자신이다. 사실 우리 정치에 검찰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 검찰이 대통령을 간택한다는 말까지 나도는 정도다.

이번 수사가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하면서도 공정하고 신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개혁 반발, 별건·먼지떨기식 수사, 비 올 때까지 제(祭)를 올린다는 ‘인디언 기우제’같은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블랙홀처럼 국정을 빨아들이고 있는 검찰 수사가 길어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선거개입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는 문재인정부의 신뢰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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