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영의 시중세론] 2020, 대구경북의 통합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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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3   |  발행일 2019-12-13 제22면   |  수정 2019-12-13
市道분리 이후 의식도 분리
단순 협력보다 대통합 필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
그래야 삶의 행복지수 향상
미래 담보할 과감한 결단을
20191213
대구대 법학부 교수·대구시민센터 이사장

세상에 믿지 못할 이야기가 장사꾼이 밑지고 물건판다는 소리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지역에서 장사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눈물의 땡 처리를 해야 할 만큼 경제상황이 팍팍하다. 장사도 안되고 소득은 오르지 않는데 돈 들어 갈 곳은 천지에 널렸고 세금은 오르기만 한다. 최근 한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 이외 지방주민의 85.2%가 올해 지역경제가 작년보다 악화됐고, 체감경기 수준은 작년의 70%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마땅한 일자리는 눈에 불을 켜도 찾기 힘든데 집값은 지붕을 뚫고 하이킥 중이다. 올해 지역일자리가 작년보다 감소했다는 지방주민 응답이 85%에 이른다. 돌봐드려야 할 노인들은 눈에 띄게 늘어나는데 젊은이들은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다. 이런 탓에 인구가 줄어 지방주민의 60.6%는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 소멸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하루하루 생활이 불안한 사람들이 곳곳에 널려 있지만 정치는 권력과 자리싸움에 눈이 멀어 국민은 안중에 없는 현실이다.

세계는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생존경쟁이 치열한데 나라가 이 꼴이라고 우리 대구경북이 그 장단에 놀아날 수는 없는 일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지역이 다시 확인한 것은 일제의 강점 하에서 허우적거리던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을 대구경북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안동 임청각의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한 지역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그렇고 대구의 국채보상운동과 청년들의 3·1 만세운동이 그렇다. 이렇듯 역경에 굴하지 않는 위대한 한국 정신문화의 주류로서 대구경북의 정신은 역사적·문화적 뿌리를 생각하면 둘로 나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1년 대구와 경북이 분리되고 2016년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 신청사로 이전한 후 외부로부터의 지역 투자유치과정에서 과열경쟁이 발생하는 등 대구와 경북의 관계가 이전만 못하다. 그리고 통합신공항이나 대구시 취수원 문제에서 드러난 것처럼 주민들의 의식도 분리되고 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물론 대구시 권영진 시장과 경북도 이철우 도지사는 국가적 프로젝트의 공동추진, 시·도지사 교환근무, 고위 공무원 인사교류 등 대구경북의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한뿌리 상생위원회도 설치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이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에 서려면 단순한 교류와 협력이 아니라 대구와 경북의 대통합이 필요하다. 경계를 공유하며 경제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지역들은 협력과 연대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합을 선택한다. 사회적 결연과 경제발전 그리고 정치적 잠재능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매우 유용한 방법론이다.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결연관계가 오랜 역사를 통해 유지되어온 대구와 경북이 함께 번영하기 위해 한 순간의 상태가 아닌 지속적인 과정으로 대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대구와 경북의 통합은 수축과 확산의 과정이다. 즉 대구경북을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다시 안동을 중심으로 하는 북부권, 김천을 중심으로 하는 서부권, 대구를 중심으로 하는 남부권, 포항과 경주를 중심으로 하는 동부권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권역별로 주민이 만족할 수 있는 콤팩트하고 스마트한 중심도시를 육성하고, 경제적 성과의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권역별 특성화된 산업구조를 구축하며, 통합 대구경북의 각 권역에 적정 인구가 균형 있게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나갈 강력한 하나의 행정통합체를 결성하면 된다. 대구와 경북의 통합은 외견상 행정단위의 재구조화 그리고 산업생태계의 재편성으로 보이지만, 더 근본적인 목적은 대구와 경북 주민이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있다.

대구경북은 어정쩡한 현재의 상생을 넘어야 한다. 혁신적인 청년인재를 육성하고, 괜찮은 일자리가 넘치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대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 2020년에는 지역의 주민들이 지역의 장래에 대한 긍정과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에게 대통합의 과감한 결단을 할 담대한 용기가 있는지 묻는다.대구대 법학부 교수·대구시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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