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보수통합 대상으로 유승민보다 가성비 좋은 안철수에 관심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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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7   |  발행일 2020-01-08 제3면   |  수정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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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 황교안 대표, 새보수당 하태경·정운천 공동대표. 연합뉴스
보수통합에 본격 나선 자유한국당이 통합 대상으로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 측보다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쪽으로 관심이 옮아가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성사만 되면 안 전 대표와의 통합이 유 의원 측보다 정치적 부담은 적고 통합 효과는 더 커, '가성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보수당과 통합은 여전히 난항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유민주국민연합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전날 구성 방침을 밝힌 통합추진위를 내세우며 야권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통합추진위를 출범시켜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모든 단체와 모든 힘이 통합 과제를 실현할 틀을 만들겠다고 했다"고 소개한 뒤 "자유민주세력이 함께 뭉쳐 맞서 싸우지 않으면 권력을 손에 쥔 거악에 맞설 수 없을 것이다. 싸워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유우파가 힘을 뭉치는 것, 통합이다. 그것도 대통합이다"고 힘줘 말했다.

황 대표는 그간 복당파 출신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을 교섭창구로 내세워 유 의원 측과의 통합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유 의원이 이끌고 있는 새보수당은 보수진영의 울타리 안에 있기 때문에 한국당과 이념적 갈등요인이 적다는 강점이 있다. 새보수당은 '젊은 정당', '중도보수 정당'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어 한국당의 외연 확장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은 최근 '보수 재건' '보수 가치 재정립'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어 기본적인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선 유 의원 측과의 통합에 따른 효용에 비해 치러야할 '비용'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는 당초 유 의원이 제안했던 '통합 3원칙'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힐 계획이었으나 당내 반발에 막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3원칙은 보수재건을 위해선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어야 한다는 것으로, 유 의원 측은 한국당이 이를 수용해야 통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당내 반발세력의 주된 사유는 3원칙 중 '새집론'에 대한 거부감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탄핵과 관련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유 의원에 대해 갖고 있는 뿌리 깊은 반감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유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의 통추위 구성 방침에 대해 "아직 정식 제안을 못 받았다", "3원칙에 대해서 (한국당 측과)얘기를 한 것은 별로 없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에선 유 의원의 신당 창당 행보는 한국당과의 통합이 불발되는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고 '기대 하한선'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철수에 관심보이는 한국당
한국당 내부 사정으로 유 의원 측과의 통합논의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자 한국당 시선은 안 전 대표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 전 대표는 신당창당을 통한 독자노선에서 기존 바른미래당 또는 신생 새보수당 합류, 야권통합 기치 아래 한국당과 통합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적고, 통합에 따른 외연확대 효과도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당 선호도가 더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 안 전 대표를 안을 수만 있다면 보수에서 중도보수, 중도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외연확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유 의원이 내세우는 개혁보수의 존재감도 그 안에 상당부분 묻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성향을 감안하면, 한국당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안 전 대표는 그간 '기성정당의 폐해' '양당제 극복' 등을 주장하면 거대 양당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혁신 없는 제1야당(자유한국당)으로는 현 정권의 실정을 막을 수 없다"면서 "지금 무조건 뭉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 만큼 혁신이 우선"이라며 한국당과 통합론에 거리를 뒀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전 대표의 '독자노선'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중심 정당'에 대한 질문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1.4%로, '지지한다'는 응답 17.6%보다 훨씬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반문(반문재인) 연대' 기치 아래 한국당과 손잡을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같은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이기려하는 이미지 조작에만 능하고 민생문제해결보다는 국민세금으로 자기편 먹여살리기에만 관심이 있다"면서 "부패·불공정의 구태정치가 반복된다면 대한민국은 무너져버릴 것"이라고 여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들어 한국당 내 황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인 점도 안 전 대표로선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황 대표의 당권을 지탱하는 요인 중 하나인 '대안부재론'을 무력화하고 여차하면 황 대표의 대안세력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안 전 대표가 '호랑이를 잡기 위해선 호랑이굴에 들어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한국당과 한데 뭉치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면서 "본인이 강조한 '한국당 혁신'은 차후에 추진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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