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BTS 콘서트, 2·28기념식 열기로 한 것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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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4   |  발행일 2020-02-14 제23면   |  수정 2020-02-18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코로나19(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전통시장 경기를 살피기 위해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남대문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시장 상인들은 관광객 급감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절박한 목소리를 냈다. "장사가 너무 안된다, 살려달라"는 상인의 애끓는 호소는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급감이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 경제연구원들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관광산업은 물론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가 메르스 수준까지 확산하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5만명, 관광 수입은 4조6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광업만이 아니다. 감염 공포로 인해 개인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골목 상권이 급랭하면서 외부충격에 민감한 자영업자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자영업 비중이 높은 대구지역 경제는 피해가 더 크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경기 악화 등으로 대구지역 자영업자 수가 1년 새 급감했다. 이번 사태로 자영업 붕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생 경제가 얼어붙은 가운데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 밀집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됐다. 감염병 차단 조치라는 점에서 이해가 가지만 과도한 불안으로 무조건 행사를 취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도 코로나19 때문에 더는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특히 의미 있는 행사는 예정대로 하는 것이 좋다. 이런 측면에서 대구시가 국채보상운동 기념일(2월21일)을 대구 시민의 날로 바꾼 뒤 처음 여는 기념식, 2·28 민주운동 60주년 국가 기념식,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이 참여하는 K-pop 콘서트 등을 열기로 한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장사가 너무 안된다며 살려달라는 상인들의 호소를 정부도, 시민도 모두 기억해야 한다. 개인은 위생을 잘 지키고 기관과 단체는 철저한 방역 조치를 하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게 우리 모두가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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