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단 탑승 버스도 못찾고 있는 경북도 늑장대응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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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5  |  수정 2020-02-24 20:52  |  발행일 2020-02-25 제2면

천주교 안동교구 성지순례단이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도화선(영남일보 2월24일자 4면 보도)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경북도와 보건당국의 이들 확진·접촉자에 대한 대응은 촌극이다. 순례단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24일 오전까지도 경북도는 이들이 탑승한 전세버스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북도의 늑장 대응 속에서 이날 또 다른 이스라엘 성지 순례단 28명이 들어온 데 이어 오는 27일 성지순례를 마친 지역민 11명이 귀국할 예정이다.


24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안동교구 성지순례단 38명 중 2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성 19명, 안동 6명, 영주·영덕·상주·예천 각 1명씩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들의 밀접 접촉자는 183명이다. 하지만 경북도는 이들이 탑승한 전세버스 운전기사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들이 대절한 전세버스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확진자나 밀접접촉자에 대한 동선 파악, 감염 위험 장소 방역·소독 등 전염병 확산 차단을 위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강성조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 접촉자 위주로 파악을 하고 있다. 관련 있는 부분은 계속 파악하겠다"며 "성지순례자 감염경로 등은 아직까지 나온 것이 없다. 질병관리본부(질본)와 같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북도는 전세버스가 대구 소속 업체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전세버스가 대구에서 출발했다는 질문에 강 부지사는 "대구시와 협조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2명의 버스운전기사들은 관할 보건소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채 순례단원 확진 사실을 뉴스로 전해 듣고 스스로 외부출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버스운전기사 A씨는 "보건당국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며 "안동보건소에서 주소지가 대구이기 때문에 주소지 보건소로 연락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불안한 마음에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경북도와 해당 시·군은 24일 입국한 안동·문경 순례단과 27일 입국하는 영천 순례단을 별도 공간에서 각각 2주간 격리한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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