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비유물론… "모든 객체는 환원 불가능한 존재"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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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11   |  발행일 2020-04-11 제16면   |  수정 2020-04-11

비유물론
그레이엄 하먼 지음/ 김효진 옮김/ 갈무리/264쪽/1만6천원

세계 최초의 기업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본보기로, 복잡한 사회적 객체들을 분석하기 위한 새로운 철학적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비유물론'으로서 객체지향 존재론이다. 하먼은 지금까지 구상된 객체에 관한 철학이 객체를 인간과 연결함으로써 객체의 실재성과 자율성을 부정하게 된다고 비판한다. 모든 객체는 '환원 불가능하게' 자율적인 실재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하먼은 객체의 실재성, 즉 '환원 불가능성'을 긍정하는 자신의 객체지향 방법론을 '비유물론'으로 지칭한다.

객체지향 철학의 창시자인 저자는 사회생활 속 객체의 본성과 지위를 규명하고자 한다. 객체에 대한 관심은 유물론의 한 형태에 해당한다고 흔히 가정되지만, 하먼은 이 견해를 거부하면서 그 대신에 독창적이고 독특한 '비유물론' 접근법을 전개한다.

비유물론은 '모든 규모에서 존재하는 존재자들을 어떤 근본적인 구성적 층위로 용해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그 결과 원생동물이든 반려견이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든 행성 지구든 모든 객체는 자율적인 실재성을 갖추고 세계를 구성하며, 각 객체는 다른 객체들의 실재적 조립체라는 세계상이 부각된다. 그래서 실재적인 객체로서의 지구는 인간 생존에 무관하게 주변 환경에 따라 돌연히 변화할 수 있다는 탈인간중심주의적 자각을 하게 된다. 이는 기후변화로 특징지어지는 인류세 시대에 객체지향 존재론이 던지는 절실한 의미가 될 것이다. 하먼의 이같은 객체지향 존재론은 철학보다 오히려 예술과 건축 분야에서 더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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