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상화된 코로나19와 청소년 건강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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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9   |  발행일 2020-06-10 제25면   |  수정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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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송 달성군청소년상담복지 센터장.

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으로 인해 많은 시민이 크고 작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초유의 온라인 학습이라는 방학도 개학도 아닌 상황을 겪는 청소년들은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달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들이 실제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우울감을 느끼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5월14일부터 열흘간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달성군 청소년 1천107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중학생이 621명(56.1%)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초등학교 4~6학년이 120명(10.8%) 참여했다.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중 278명(25.1%)에게서 우울감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청소년 4명 중 1명꼴이다. 청소년들은 일상생활 중 가장 힘든 점으로 650명이 학업 및 진로를 가장 먼저 꼽았고, 생활습관과 외모, 컴퓨터·인터넷이 뒤를 이었다. 온라인 학습으로 인해 학업에 대해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과 함께 일상생활이 불규칙해진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체·정서적 어려움으로는 집중력 저하가 413명, 무기력이 276명, 흥미 감소가 269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일상 복귀 후에 필요로 하는 도움에 대해서는 활동(P/G) 지원 503명, 학습지원 413명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로 돌아왔을 때 하고 싶은 활동으로는 여행이 557명, 취미생활이 562명, 영화관람이 495명, 놀이공원 436명 등을 선택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와 같은 경험은 처음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럽고 혼란스럽기 만한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그저 "견뎌라 버텨라"고 만 하는 것은 가혹할 정도다. 노래방과 PC방에 가는 청소년들을 싸잡아 매도해서는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앞으로 다양한 감염증으로 인한 불편함이 우리의 일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할지, 향후 어떤 학습들이 이루어져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나는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 번째는 광범위하게 퍼진 우울감과 불안감을 낮춰줄 심리·정서적 지원을 진행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건강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담프로그램과 활동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대면상담과 비대면 상담을 적절히 병행하고 무기력과 우울감을 해소해 줄 소규모 프로그램과 온라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자.


두 번째는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감염병이나 기타 다양한 문제들이 일상화될 사회를 앞두고 청소년들이 어떠한 어려움이나 문제가 닥쳐와도 잘 적응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것 역시 매우 필요하다. 단순히 문제만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다. 먼저 문제를 인식하고, 어떤 문제인지 파악한 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안들을 제시해야 하는지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이는 등교 개학이냐 온라인 학습이냐 하는 '방식'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무엇'을 학습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이다.


일상화된 위험 속에서 우리가 큰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 변화의 주역이 현재의 기성세대일 수도 있지만 처음 겪는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일 수도 있다.
최미송 <달성군 청소년상담복지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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