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의 마음토크] 애프터코로나 효율성, 가성비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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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5 07:48  |  수정 2020-06-25 08:02  |  발행일 2020-06-25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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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스마음클리닉 원장>

요즘 BC, AC를 before corona, after corona로 해석한다고 한다. 그만큼 코로나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적 발전에 집중하면서 효율성, 가성비 등을 중요시 여기면서 살아왔다. 더 빠른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투자 대비 무엇이 이득이 더 많은지? 특정한 땅에 농사를 지었을 때보다 공장을 짓거나 아파트를 지었을 때 생기는 부의 양을 따지고, 맛있는 혹은 몸에 좋다고 하는 음식을 섭취하기 위하여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그래서 그 목표를 이룸으로써 만족하였다. 혹자는 그것을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도 자찬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채우려는 자연파괴가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하였다. 마치 코로나19 사태처럼….

인간은 크게 신체를 중심으로 육신과 그 신체적 행동을 조절하는 정신(마음)으로 구분할 수 있고 그 마음이 작동하는데 사고·감정 등의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판단(결론)을 해 행동을 하게 된다. 사고와 감정들이 향하는 방향과 작동되는 방식에 따라 의견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심리라는 것은 사실 모든 것의 근본이 될 수 있다. 세상을 파악하는 능력, 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것(가치), 방법을 모색하는 기능 등 모두 심리적 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생물학적 생존과 정신적 자존, 사회적 생존, 나아가 사회적 공존, 생태적 공존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개인만 살기 위해서 타인을 해치거나 피해를 주면 이기적이며 반사회적 특성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이러한 반사회적 특성을 가진 개인은 사회적 자정 작용을 통하여 적절히 통제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법이다. 그러나 법만으로 다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다시 심리적 입장으로 돌아가서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지능이 높은 존재이다. 그래서 그 머리를 잘 사용하면 모두를 구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신적 작용(사고)이 향해야 할 방향을 개인 혹은 집단의 욕망을 채우는 단편적 효율성이나 가성비를 계산하는 방향보다는 전지구적 통합적 공존을 위해서 가장 효율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방법을 모색하는 쪽으로 돌려야 한다. (우리는 당연히 항상 모두가 잘 되는 방향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적으로는 습관적으로 행동할 때가 더 많기도 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는 그러한 정신에 입각한 제도(시스템) 구축이다. 시스템을 만드는 분들이 그러한 것을 만들어 주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러한 것을 만들도록 하는 민심이 많아지게 하는 것이 그다음 차선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솔직히 생업을 유지하기도 힘든 분들에게 제도 개선에 앞장서라고 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면 그다음 방법은? 이제부터라도 무리한 개인욕망을 채우는 방식의 사고를 버리고 각자 입장에서 건전한 경쟁과 건강한 성공을 위해 노력하면서 다음 세대에서는 통합적 사고(생태적 공존)를 익힐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의 사고 방식이나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우리 자신을 미래문제 해결의 선봉자로 변화시킬 수 없다면 조용히 그러한 인재들을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우린 어쩌면 모두 처음으로 배를 탄 선원들인데 갑자기 선장, 항해사, 선원 등의 명칭을 부여받아 속으로 어찌할 줄 모르는 상황일 수도 있다.

겉모습적인 형식적 질서를 강요하거나 바로 정답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보다는,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진실된 토의를 통하여 해결방향을 찾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가성비 높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스마음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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