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역외유치기업들의 '먹튀 행태' 이대로 둘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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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6   |  발행일 2020-08-06 제27면   |  수정 2020-08-06

대구시가 IMF 외환위기 이후 역외기업에 다양한 특혜를 제공하면서 유치했던 기업 중 일부가 경영난이나 사업 다각화를 핑계로 철수하고 있다. 어떤 업체는 공장부지 매각으로 천문학적인 이익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구시 달서구 호산동 성서3차산업단지에 입주한 중견기업들의 행태가 참으로 못마땅하다. 1996년부터 삼성자동차가 호산동에 입주키로 했으나 겉껍데기뿐인 상용차 라인만 들어섰다.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부산신호산단에 핵심 생산라인을 설치토록 유도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다. 이마저도 외환위기를 빌미 삼아 철수하면서 대구시민을 우롱했다. 다행히 2004년 국내 중견기업인 희성전자가 옛 삼성상용차 부지에 입주했다. 산단 조성비의 절반 수준인 1㎡당 22만원에 10만㎡를 분양받았다. 희성전자는 고작 전체 분양부지의 30%에 공장을 지었고, 최근엔 생산라인의 중국과 동남아 이전을 빌미로 호산동 공장부지를 쪼개서 판매 중이라고 한다. 현시세로 치면 공장 부지에서 1천200억원이라는 이익이 생긴다고 한다.

희성전자 입주와 같은 시기에 옛 삼성상용차 부지 2만4천㎡에 들어선 디보스도 3.3㎡당 10만원씩 차액보전 방식으로 7억원의 추가혜택을 받았지만 경영난으로 직원 106명을 내보냈다. 삼성상용차 공백을 메웠던 두 기업마저 대구를 배신하면서 기업먹튀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2000년부터 연평균 52억원의 순익을 올렸던 한국게이츠는 지난 6월 갑자기 대구 달성산단 내 한국공장 폐쇄를 공식화했고, 147명의 직원과 50여 협력업체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그러면서 별도의 판매법인을 통해 중국산 부품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한다고 하니 이들 기업에게 상도의가 있기나 한 건가.

안타깝게도 역외기업들의 악질적인 먹튀행위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일부 기업의 일탈이라고 치부할 뿐 규제를 하면 외려 역외기업 유치에 걸림돌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업검증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묘안을 짜내야 한다. 대구시나 지자체가 먹튀기업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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