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김천 직지초등, 전교생 코딩·드론수업으로 4차산업시대 대비…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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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6 07:22  |  수정 2021-07-26 08:10  |  발행일 2020-10-26 제15면
빗내농악 전승학교로 차별화된 전통교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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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직지초등 학생들이 직지초등의 특화프로그램인 전문소프트웨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직지초등 제공>

경북 김천시 대항면에 위치한 직지초등은 1935년 개교해 5천3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전통 있는 학교다.

학교 근처에 직지사와 사명대사공원이라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지만, 농촌 지역 학령인구 감소로 현재는 전교생 48명의 작은 학교다.

입학 아동이 해마다 줄어드는 농촌 지역 학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총동창회에서는 해마다 20만~30만원의 입학 장학금을 지원하고 인근 지역까지 통학 차량을 운행하지만, 면 소재지 내 입학 가능한 아동 수가 감소하는 것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천에는 농소면에 김천혁신도시가 들어서 인근 학교들은 공공기관 유입의 효과를 보고 있지만, 직지초등이 위치한 대항면은 시내를 가로질러 정반대에 위치해 이 같은 유입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은 학교에서 올해부터 경북도교육청 역점사업인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도입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직지초등은 김천 시내에서 7㎞ 정도 떨어져 도심에서도 10분이면 갈 수 있다. 이 같은 이점에다 자유학구제 도입이 더해지면서 시행 6개월 만에 5명이 유입됐다.

교직원과 학부모가 서로 소통·협력하고, 농촌 학교만의 특색 있는 교육을 위해 고심하고 노력한 땀방울들이 결실을 보고 있다.

직지초등은 다방면의 특색 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첫 번째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대비한 소프트웨어·코딩·드론 교육을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방학 때마다 지역인재나 강사를 활용한 소프트웨어와 드론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교육청 지정 디지털교과서 선도학교로 다양한 소프트웨어교육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올해는 경북도교육청의 예산을 지원받아 별도의 전문 소프트웨어 교육 공간(메이커 스페이스)까지 마련해 운영 중이다. 또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스포츠(탁구)·영어·예술(바이올린) 분야의 방과 후 학교 강좌를 개설하고, 높은 수준의 강사를 초빙해 시내 학교보다 양질의 방과 후 교육을 제공해 사교육 줄이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두 번째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체험학습 운영이다. 여름에는 진로캠프·가족 캠프를, 겨울에는 스케이트·스키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문화탐방·메이커 진로체험 등을 통해 교육·문화공간이 없다시피 한 농촌 지역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연초에 계획했던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교내 활동으로 맞춤 변경해 찾아가는 놀이체험·찾아가는 한마음 콘서트·찾아가는 영어 캠프 등 다양한 교육·문화 체험의 장을 안전한 학교로 들여놓아 교육 만족도를 한층 높였다.

세 번째는 빗내농악 전승 학교로 전통 예술교육의 차별화이다. 직지초등은 2009년부터 12년간 김천시로부터 '빗내농악 전승 학교'로 지정돼 전교생이 일주일에 3~5시간 이상 빗내농악을 전수한다.

올해 초 전학 온 5학년 윤모양은 "처음에 전학 왔을 때는 전에 다니던 학교에 비해 규모가 작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드론·빗내농악 등을 배우면서 너무 놀랐고 멋진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오는 것이 즐겁고, 학교 자랑을 많이 하게 돼 기분이 좋다"며 만족해했다.

이태관 교장은 "직지초등에 근무하는 모든 교직원과 학부모들의 노력이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사업으로 날개를 달았다. 앞으로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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