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포항 양포초등…전교생 온종일학교 참여로 학력·인성 '두마리 토끼' 잡아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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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2 08:34  |  수정 2021-07-26 08:10  |  발행일 2020-11-02 제15면
유비쿼터스 교육 환경 구축
어디서나 온·오프학습 가능
특색 프로그램 '학습플래너'
도전기회 제공 인증서 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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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양포초등 학생들이 방과 후 교육인 사물놀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양포초등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 위치한 양포초등(교장 김영식). 1949년 개교해 3천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전통을 자랑하던 학교는 저출산·도시 집중화로 현재 전교생 31명의 작은 학교가 됐다.

저출산·고령화와 도시 집중화에 따른 농어촌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경북은 최근 5년간 3만9천여 명의 학생들이 감소했고, 37개의 학교가 폐교한 것과 같은 길을 걸어 왔다. 매년 학생이 줄던 양포초등은 2020학년도부터 경북도교육청 역점사업인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도입하며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내에서 16㎞ 떨어진 곳에 위치한 양포초등은 포항 원동초등·문덕초등 학구에서 갈 수 있는 인근 작은 학교 5곳 중 가장 먼 곳이지만, 올해 전교생 31명 중 10명의 학생이 전·입학해왔다.

지난해 4학급 22명이던 학교가 자유학구제 운영으로 학생 수가 늘어 학급 수가 5학급으로 늘어나며 교육 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양포초등은 올해부터 전교생 모두 아침 등교 시부터 하교할 때까지 온종일 학교(8교시 배움체제·전교생 매일 등교·전교생 방과 후 돌봄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정규 교과 시간은 유비쿼터스(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한) 미래 교육환경을 구축해 디지털 세대인 전교생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 탭·노트북 등으로 온·오프라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방과 후 교육은 독서·초서법 필사하기·속독·기초한자·바깥 놀이·창의 놀이 등의 특기·적성교육, 사물놀이·태권도·미술 등의 예체능교육, 기초영어·기초수학 등의 운영으로 인성과 기초학력 등을 높이는 알찬 프로그램으로 학부모의 호응도와 만족도가 높다.

특색 사업으로 창의적·자기 주도적 해결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교에서 자체 개발한 도전·성취 프로그램인 '꿈꾸고 도전하는 멋진(Great) 양포아이들! 학습 플래너'를 활용하고 있다.

도전·성취 프로그램은 모든 학생이 교과 학습과 방과 후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과제에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기 말에 인증 단계에 따른 인증서를 수여한다.

코로나19 시대에 학생들의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증진과 명랑하고 활기찬 학생 생활을 위해 '양포 맨발학교'를 개교해 학교 공간을 혁신했다. 학생들이 맨발 또는 고무신을 신고 운동장에 설치된 맨발 걷기 코스에서 친구들과 함께 걷는 활동으로 생태 감수성을 동시에 키우는 것이다.

양포초등은 학생들의 바른 인성 및 애교심 함양을 위해 텃밭 가꾸기·학교 사랑 사진전·교장 선생님과 함께 하는 시 쓰기 공부·나라 사랑 프로그램 등도 실시하고 있다.

6학년 김모군은 "우리 학교는 다양한 체험과 활동을 많이 할 수 있어 좋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뛰놀 수 있는 재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김영식 교장은 "큰 학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다양한 체험과 경험,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작은 학교가 도시 대량교육의 역기능을 극복하는 대안이다. 학생들이 아름다운 녹색 환경 속에서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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