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역대급 물량 풀린 대구, 연말까지 분양일정 '풍성'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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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11   |  발행일 2020-11-11 제15면   |  수정 2020-11-11 09:48
부동산 시장 실수요자 위주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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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대구경북지역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등의 민간택지 분양권 전매제한이 지난 9월22일부터 시행되면서 투기수요가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낮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더 커졌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 3법의 본격 시행으로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무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많아 전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1만2천여 가구의 입주가 예상되지만, 상당수가 북구 연경지구 등 일부 지역에 몰려 전세난을 가중시킨 바 있다.

이미 대구 일부 지역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전세 가격이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부동산114 등 부동산 관련 기관들은 불안한 전세가격 탓에 매매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초저금리 상황 지속으로 수요자들의 자금 확보 부담은 적지만, 미국 대선 이후 경기부양책 등으로 시중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주택 구입 시기에 대한 수요자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올 대구 분양시장은
40개 단지 25640 가구 공급
유례없는 물량에도 호황세
중소형 인기 속 분양가 상승
달서구 평당 2천만 원 돌파

■ 내년 호황 이어질까
재건축 물량·유동자금 풍부
지표 양호해 안정 지속 전망
입주물량 늘어 불안 의견도
미분양 아파트 증감이 관건


◆올해 호황세로 마무리될까

활기찼던 올해 대구지역 분양시장이 호황세로 마무리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올해 대구 분양시장은 유례없는 공급물량을 소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정부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역대급 물량에다 청약경쟁률마저 높았다.

대구지역 분양대행사 <주>리코R&D와 이룸엠앤디의 분석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대구에서 40개 단지 2만5천640가구가 분양됐다. 특히 광역시 전매제한 조치를 앞둔 지난 7·8월에만 22개 단지 1만5천620가구가 공급되는 등 단기간에 폭발적 공급이 이뤄졌다. 시중 여유자금이 부동산에 쏠린 것도 지역 신규분양 시장 활황세에 한몫했다.

특히 중소형 면적 아파트가 인기였다. 지난 10월 말까지 대구에서 분양된 2만5천640가구 중 1만8천762가구가 전용 60㎡에서 84㎡ 면적으로 전체 공급물량의 70%를 넘어섰다. 지난 10월까지 대구지역 신규분양 단지 1순위 접수에만 33만7천566개의 청약통장이 몰렸으며,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22.76대 1을 기록했다.

높은 청약경쟁률에도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대구지역 평균 분양가는 3.3㎡당 1천691만4천원으로, 지난해 평균인 3.3㎡당 1천626만5천원보다 3.4% 상승했다. 달서구의 경우 3.3㎡당 2천만원을 넘겼으며, 달성군마저도 3.3㎡당 1천400만원을 넘겼다.

특히 달서구는 죽전네거리 역세권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지면서 가격 상승이 있었으며, 수성구는 상대적 비선호 지역인 지산동과 중동을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지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도 나타났다.

분양가 상승세 속에서도 대구지역 구·군별 분양가 차이는 줄고 있다. 2018년 수성구와 달성군의 3.3㎡당 분양가가 1천만원 이상 벌어졌지만, 올해는 500만원가량으로 줄었다.

10월 말 이후 연내 대구에서 분양됐거나 분양이 예정된 단지가 12곳 8천437가구에 이르는 가운데, 비(非)수성구 분양권 전매제한 적용 단지의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인 수성구는 이미 전매제한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비수성구 단지의 청약 흥행 여부가 향후 분양시장을 판가름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장기 투자수요 지속 전망

내년 대구지역 분양시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선호도가 높은 도심권 재건축 물량이 많아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늘면서 주택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체적으로 지역 부동산업계는 내년 분양 예정단지의 도심권 비중이 높아 분양시장이 양호한 지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중 유동자금이 여전히 풍부해 중장기 투자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미 입주했거나 분양된 단지들의 시세도 오르고 있어 신규 분양단지에서 시세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여전하다. 특히 도심권이나 수성구 지역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수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올해부터 대구지역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것을 두고 '시장이 수용가능한 물량'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3년까지 총 6만5천654가구의 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입주예정 물량은 1만4천여 가구로 전망된다. 최근 5년간 대구지역 평균 입주 물량은 1만2천900여 가구다.

한편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미분양 물량의 증감 여부에 따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대구지역 미분양 주택은 1천216가구로 전월(1천624가구)에 비해 25.1% 줄었으며, 같은 기간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36가구로 광주(31가구)에 이어 전국 둘째로 낮은 수준이다.

반면, 규제정책 지속 여파로 입지와 상품, 분양가에 따른 시장 양극화도 예상됐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광역시 분양권 전매제한과 분양권의 양도세 주택 수 포함, 내년 6월부터 시작되는 양도세 중과세 등이 있다. 이밖에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 지속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위축 우려가 부동산 경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북 분양시장도 관심

경북지역 신규분양 시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북의 경우 광역시 등에만 적용되는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규제가 없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산의 경우 대구도시철도 2호선 라인과 수성구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자 관심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10월26일 기준) 포항과 구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각각 2.06%와 1.71% 오르면서 같은 기간 경북 평균 변동률(0.89%)을 넘어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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