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포항 장기초등, 1수업 2교사제·프로선수 지도 골프교실…작은 학교 이점 살린 교육프로그램 '호응'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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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30 08:35  |  수정 2021-07-26 08:09  |  발행일 2020-11-30 제15면
전교생 합창단·영어축제 등
특별활동으로 학생꿈·끼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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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장기초등 학생들이 1수업2교사제를 통해 1대 1 맞춤형 학력지원을 받고 있다.<장기초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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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초등 학생이 프로골퍼가 직접 지도하는 작은 학교 골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장기초등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 위치한 장기초등(교장 김은자)은 장기읍성을 배경으로 동해의 푸른 바다와 넓은 들이 포근히 감싸 안고 있다. 110년의 역사를 지닌 장기초등은 1911년 개교해 지금까지 7천6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농촌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2017년엔 전교생이 38명까지 줄었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위기감 속에 장기초등은 새로운 변화의 바람으로 2020학년도부터 경북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도입했으며, 이후 전교생 55명 중 19명의 학생이 전·입학했다. 지난해부턴 복식 학급도 해소돼 인근 지역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탄탄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2017학년도 미래형 선비 육성학교, 기초학력 연구학교, 1수업 2교사제 시행, 대구교대 농어촌교육 실습학교, 창의융합형 과학실구축, 미 해병대와 함께하는 영어 축제(English Festival), 학업성취 인증프로그램 선도학교 등 다양한 특색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초학력 보장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 속에 녹아 있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지역 사회 인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포항지역 유일의 전교생 합창단(장기 Berry Good)을 조직해 지역축제 등에 참가하며 지역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고 있다. 미 해병대와 MOU를 체결한 영어축제는 시골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영어 특색프로그램과 1수업 2교사제는 학생들의 학력까지도 꼼꼼하고 꾸준하게 관리하는 1대 1 맞춤형 학력 지원으로 학부모들의 호응도 높다.

장기초등은 정규 교육과정과 함께 골프·미술·영어·피아노·우쿨렐레 등 예술적 감성을 키우는 방과후학교를 전교생 개인 맞춤형으로 운영한다. 작은 학교의 이점을 살려 도시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큰 만족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포항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설치한 '드림골프' 연습장에서 프로골퍼가 직접 지도하는 작은 학교 골프프로그램도 운영해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 코로나19로 교육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장기초등은 작은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원격수업 기간 중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태블릿PC를 제공했으며, Zoom·유튜브 스트리밍 등을 활용한 교육 활동과 1~2학년 담임교사들이 학습꾸러미를 직접 가정에 배부하며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지원했다.

이 같은 학교의 노력으로 병설유치원 원아까지 6명에서 11명으로 늘었다.

6학년 김모군은 "처음에 집 근처 학교에서 농어촌 작은 학교로 올 때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학교가 너무 좋다. 학교 오는 길이 아름답고 따스함이 있는 학교여서 집에 가면 학교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자랑했다.

학부모 A씨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주는 학교 분위기가 좋다. 아이가 방과후학교,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 이 학교로 전학시킨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자 교장은 "학교 특색과 여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농어촌 작은 학교가 경쟁력 있는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들에게 따스함으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이 가장 우수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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