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 (4) 코로나19에 망쳐 버린 휴가

  • 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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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30 17:59  |  수정 2021-01-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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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기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지로 유명한 가마쿠라. 이곳은 촬영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직장인에게 최고의 날은 뭐니 뭐니 해도 공휴일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일본에서는 공휴일을 '축일(祝日)'이라고 일컫는데, 2020년의 축일은 총 16일이다.

축일과 일요일이 겹칠 경우 그 다음의 평일을 휴일로 하는 대체휴일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축일과 일요일이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축일을 월요일로 옮긴 '해피 먼데이 제도(ハッピーマンデー制度)'도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체감상 한국보다 휴일이 자주 있는 느낌이다. 

 

5월 초에는 골든위크, 9월 말에는 실버위크와 같은 황금연휴도 있기 때문에 계획을 잘 세운다면 일주일 이상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축일이면 일본 어디를 가도 사람으로 붐빈다. 이 때문에 축일이 끝나고 나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 역시 '빨간 날'이 아닌 '까만 날'에 여행가는 것을 좋아한다. 

 

더더욱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연휴 때마다 종일 집에만 있었다. '까만 날' 집에서 40분 거리의 가마쿠라(神奈川県鎌倉市)에 조심스레 다녀온 것이 올해 휴가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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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공휴일을 축일이라고 부른다. 올해 축일은 총 16일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을 해야 하는 '슬픈 날'로 바뀌었다. 일본의 2020년 달력. 출처 美人のマネ活(https://money.rakuten.co.jp/woman/article/2020/article_0095)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는 골든위크 때 교토나 디즈니랜드에 놀러 가거나 대학 동기들과 잦은 모임을 가졌다. 하지만 올핸 휴가를 써도 갈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다 보니 연휴를 제외하고는 재택근무만 열심히(?) 했다.

 

결국 상반기 휴가 사용이 너무 적어서 직장 상사로부터 휴가 사용을 적극 권유 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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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은 더욱 우울할 것 같다. 지난해까지는 회사 사람들과 망년회를 가지며 일본에서의 한 해를 마무리한 뒤, 한국에 돌아가 2주간의 대형(?) 휴가를 즐겼다.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나만의 연례 행사였던 것.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이 못된 녀석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그저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기원하고 있다.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필자 소개
전혜민 엔지니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화여고를 졸업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 '일본취업반'에서 수학했으며 2018년 2월 졸업 후 일본 '라이풀(LIFULL)'의 자회사인 '라이풀 스페이스(LIFULL SPACE)'에 입사했다. 라이풀은 몇 년 전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1위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높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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