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교육지원청, 학생에 국어사전 보급…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키워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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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8  |  수정 2021-02-08 07:58  |  발행일 2021-02-08 제15면
초등 3학년부터 수업때 활용

어휘·독해력 키우도록 지도

市도 年5천만원씩 지원 약속

김천교육지원청, 학생에 국어사전 보급…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키워
지난해 '한글 가온누리 한마당 우리말 겨루기'에서 지역 초등학생들과 마숙자 김천교육지원청 교육장(뒷줄 좌측에서 두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천교육지원청 제공>

"△낱말 '산·바다·강·들'을 국어사전에 싣는 차례대로 바르게 적은 것은 무엇입니까 △샘물이 바위 틈새에서 솟아나는 모양을 나타내기에 가장 알맞은 낱말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10월 김천교육지원청이 지역 초등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김천 학생예술문화센터에 마련한 '한글 가온누리 한마당 우리말 겨루기'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형 화면에 출제된 문제 풀기에 여념 없었다.

'나의 첫 국어사전! 한글을 통해 세상을 읽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김천교육지원청이 2년에 걸쳐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우리말 속뜻 풀이 국어사전 기증 운동'의 성과를 가늠하는 자리였다.

이 운동은 2019년 3월 마숙자 김천교육지원청 교육장이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수업 과정에서 학생 스스로 사전을 활용할 수 있는 시기인 초등학교 3학년부터 교사와 학생이 모든 과목 수업에 국어사전을 활용함으로써 언어·어휘·문장 구사력과 독해력을 높이고, 전 과목에 걸쳐 기본적인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배경에는 '기초학력 부진 제로(ZERO) 사업'이 있다.

김천교육지원청은 국어사전 우선 지원 대상을 지역의 모든 초등학교 3학년생 1천100명으로 하고, 낱말의 한자와 자훈(字訓)까지 수록된 국어사전을 선택해 학습 효과를 최대화하기로 했다. 그리고 매년 3학년 학생들에게 국어사전을 지원, 몇 년 후에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 전원이 사전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후 마 교육장은 김충섭 김천시장을 찾아 사업 취지를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했고, 김 시장은 지역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모든 학생에게 국어사전이 보급될 때까지 시청 관련 예산에서 매년 5천만원씩 보조해 주기로 하는 등 물꼬를 터줬다.

김천 운곡초등 노유림 교사는 "평소 한글에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학생들이 국어사전을 펼쳐 '신기한 낱말 찾기 시합'을 벌이고, '자몽하다'(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이다)거나, '펭하'(펭수 하이를 줄인 말이며, 방송 프로그램 캐릭터 펭수를 부르는 인사말)말고 '별하'(인터넷상의 신조어·별처럼 높이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가 있어요'라는 둥 우스갯소리도 하며 국어 수업을 즐긴다"며 "이처럼 자연스럽게 국어사전의 낱말들을 깨치게 함으로써 기초학력을 튼튼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숙자 김천교육지원청 교육장은 "국어 기초실력은 모든 과목의 학습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며, 대도시 학생에 비해 떨어지는 중소도시 학생의 어휘력과 문해력 등 국어 기초실력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국어사전 기증 운동'을 시작했다"며 "국어사전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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