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 (15) 헉! 저게 뭐야, 키보드가 분리돼 있잖아

  • 변종현
  • |
  • 입력 2021-02-15 16:31  |  수정 2022-01-17 15:36

'컴생컴사.'
요즘 직장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있다면 바로 컴퓨터일 것이다. 컴퓨터에 살고 컴퓨터에 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컴퓨터 없이 업무를 처리한다는 걸 상상할 수 없는 시대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그 만큼 또 관련 장비와 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직은 짧은 '컴퓨터 인생'이지만 업무 중 컴퓨터와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필자 역시 장비에 대한 욕심(?)이 많다. 바른 자세를 위한 자세 교정 쿠션이나 손목 지지대가 내장된 마우스 패드 등은 필수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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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3년째 사용 중인 좌우 분리형 키보드. 각도 조정이 자유롭고, 어깨를 더 넓게 벌려 작업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마련했던 컴퓨터 관련 장비는 좌우 분리형 키보드다. 한국에선 아직 대중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필자의 필수 장비 리스트 중 부동의 1위라 하겠다.

 

물론 처음부터 이 장비를 구입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다. 사내 첫 멘토였던 일본인 선배가 좌우 분리형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여 따라하고 싶은 마음에 그냥 질렀다.

그런데 이게 장난 아니다. 실제 사용해 본 결과, 어마무시한 편의성에 그저 감탄, 또 감탄만 했다. 좌우가 분리돼 있는 구조이다 보니 기존 키보드보다 어깨를 더 넓게 편 채로 자판을 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세에 따라 이용하기 편한 각도로 조정할 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회사 동기가 좌우 분리형 키보드를 장만했는데, 일명 ‘분키사(분리형 키보드를 사랑하는 팀)’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분리형 키보드는 신입 엔지니어들의 필수 아이템이 됐고, 이 키보드를 장만하는 일은 일종의 문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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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을 비틀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어 손목 통증을 줄여주는 버티컬 마우스.

필수 장비 2위는 버티컬 마우스. 손목을 비틀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다. 회사 생활 2년차에 접어들면서부터 손목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보호대를 착용해 보기도 하고, 통증에 도움이 된다는 스트레칭을 해보기도 했지만 큰 도움이 안됐다. 그러던 중 버티컬 마우스의 존재를 알게 됐다.

  

처음엔 버티컬 마우스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손목을 꺾은 채 마우스를 사용해 오던 습관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심한 콘트롤이 필요한 온라인 게임도 무리 없이 즐기는 등 완벽하게 적응한 상태다. 물론 손목 통증도 호전됐다. 대학생인 동생에게 동일한 제품을 선물했을 정도로 필자가 애장(?)하고 있는 마우스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집에서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회사에 놔둔 장비들을 모조리 집으로 들고 왔다. 이 과정에서 책상, 의자, 모니터암, USB허브 등을 구매하면서 추가 지출이 있었다. 하지만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상황에 맞게 성능 좋은 장비를 마련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투자이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집에서도 회사 못지않은 능률을 보여 높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대만족이다.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필자 소개
전혜민 엔지니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화여고를 졸업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 '일본취업반'에서 수학했으며, 2018년 2월 졸업 후 일본 '라이풀(LIFULL)'의 자회사인 '라이풀 스페이스(LIFULL SPACE)'에 입사했다.
라이풀은 몇 년 전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1위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높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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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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