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선정한 맛집 상당수 '장애인 접근' 어려워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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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9 16:52  |  수정 2021-03-10 07:41  |  발행일 2021-03-10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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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신매동에 위치한 한 음식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식당에 가기 위해선 높은 계단을 올라야 했다.

대구시가 선정한 맛집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오전 8시20분쯤 찾아간 대구 수성구 신매동에 위치한 A음식점. 건물 입구 앞 높은 계단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벽'이나 마찬가지였다. 뒷문과 옆문에도 높은 계단이 가로막고 있었다. 건물 안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계단을 반드시 올라야 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대구 서구 중리동에 위치한 음식점 역시 장애인들의 접근이 힘든 상황이었다. 음식점 내부로 들어왔다고 해도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선 계단을 이용해야 했다.

현재 대구시에서 운영 중인 '대구푸드' 홈페이지 확인 결과 맛집으로 등록된 음식점 수는 954개이다. 해당 음식점 대부분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맥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대구 서구청의 지원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서구에 등록된 대구 맛집 66곳에 대한 접근성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하지만, 66곳 중 53곳은 모니터링을 할 수 없었다. 식당 입구의 높은 턱과 계단으로 인해 휠체어 혼자 접근할 수 없었던 음식점이 41개에 이르렀다. 나머지 12곳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접근이 가능한 13곳 중에서도 출입문이 자동문인 경우는 4곳에 불과했다. 화장실 이용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3곳 중 경사로 또는 평지로 돼 접근이 가능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서준호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는 "대구지역 맛집으로 선정된 곳 중에는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식당이 대다수"라면서 "당장 식당 시설을 고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홈페이지에 경사로 설치 여부 안내를 하는 등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맛집 선정을 할 때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한 시설' 정보는 일일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글·사진 =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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