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영천 거여초등…전교생 22명이 친구·형제처럼 '알콩달콩', 5학급으로 늘며 방과후학교도 13개 운영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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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5 08:07  |  수정 2021-07-26 08:04  |  발행일 2021-04-05 제15면
자유학구제로 학생수 증가
영어·게이트볼 등 특기교육
사교육 줄이는 데도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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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 거여초등 학생들이 경북형 공동교육과정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천 거여초등 제공
경북 영천시의 포도밭이 즐비한 금호읍에 자리 잡은 거여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2명인 전형적인 시골 작은 학교다. 1959년에 개교해 지금까지 2천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를 가졌지만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경북도교육청이 2019년부터 특색사업으로 시작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가 거여초등에도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도 교육청은 농산어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사회 소멸 우려 극복을 위해 통폐합을 추진하기보단 작은 학교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다. 이 제도는 큰 학교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전·입학이 가능한 제도다.

영천 시내에서 8㎞가량 떨어져 도심과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여초등은 2019학년도부터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시범 운영 학교로 지정돼 전교생 22명 중 7명의 학생이 전·입학했다.

2018학년도에 3학급 복식학급이던 이 학교는 자유학구제 운영 이후 학생 수가 늘어 5학급으로 편성됐다. 학급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교육 여건도 개선된 것이다. 올해도 자유학구제를 통해 2명의 학생이 거여초등을 찾았다.

거여초등은 '전교생이 친구처럼 형제처럼 택시로 통학하는 즐겁고 행복한 자유학구 거여초등!'라는 홍보 전단지를 제작해 학생 유입에 나서고 있다. 특색사업으로 사교육 감소 기여와 학생들의 특기 적성 교육을 위해 방과 후 학교 운영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방과 후 학교는 13개 강좌(영어·드론·게이트볼 등)의 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2020학년도에는 경주 신라초등과 경북형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해 경주월드 체험·한우리팜 체험·승마 체험·대구 신세계백화점 등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거여초등 학부모 김모씨는 "시내 큰 학교 입학을 생각했지만 아이가 형과 누나들이 재미있게 가족처럼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보기 좋아 함께 다니고 싶다고 해 이 학교 입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5학년 담임 박모 교사는 "자유학구제를 통해 학생들이 늘어나 재작년부터 5학급이 됐다. 학급이 늘어나고 학생 수가 늘어나 학생들이 더욱 재미있게 수업을 할 수 있게 됐고, 교사들도 업무 부담이 줄고 교육과정 운영에 전념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이강수 교장은 "코로나19로 학생들이 힘든 이 시기에 안전한 학교 시스템으로 안심하고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작은 학교가 읍·면 단위 평생교육의 공간으로 활용되기 위해 작은 학교를 살리는 데 모든 교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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