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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교수 |
4·7 보궐선거 이후 국정 운영의 변화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풍경이 있다. 13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국무회의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해서 방역과 부동산 정책을 두고 토론이 벌어졌던 모습이다. 이후 도하 언론은 그 두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 그 때문에 마땅히 제기되어야 할 두 가지 논점이 가려진 측면이 있다. 하나는 '왜 서울시장만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국무회의가 최선의 통로인가'이다.
국무회의에 서울시장이 참석하는 것은 1995년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부활하기 이전부터 굳어졌던 오래된 제도다. 서울이 수도로서 특별시의 지위를 지니고, 국회와 대통령을 포함한 핵심 헌법기관들이 소재하는 만큼, 여러 측면에서 서울시장이 국무회의 현장에서 논의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은 쉽게 추론할 수 있다. 다만 이와 같은 논거만으로 이 제도가 충분히 정당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오로지 서울시장에게만 국무회의 참여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3일 국무회의에서 토론이 벌어진 방역과 부동산 정책 문제는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며, 서울시장만이 대표할 수 있는 문제는 더욱 아니다. 헌법이나 법률이 서울시장에게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그 장들을 대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참석제도는 상당한 합당성에도 불구하고 다종다양한 각 지역 및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점과 이해관계를 자칫 서울시 또는 서울시장의 시각에서 국무회의에 전달하는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작용을 막고 각 지역 및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점과 이해관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두 번째 논점, 즉 '국무회의가 최선의 통로인가'로 연결된다.
주요 선진국들의 권력 구조를 조감하면, 각 지역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을 국정에 참여시키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인구비례로 구성되는 하원과 별도로 이른바 지역대표형 상원을 구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민들이 선출한 지방자치단체의 대표들로 별도의 간접적인 대의기구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 둘은 각기 일장일단이 있고, 각국의 역사와 정치전통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므로 쉽사리 어느 한쪽의 우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입법 권력을 좌우하는 하원과 행정 권력을 가진 대통령 및 정부를 제도적으로 견제하려는 목적은 대동소이하다.
이런 뜻에서 제21대 국회에 '국가자치분권회의' 또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신설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의 소통 채널을 제도화하려는 법률안들이 제출된 것은 기본적으로 매우 환영할 일이다. 정부 제출 법률안이나 몇 개의 관련 의원입법안들을 꿰뚫는 공통적인 문제의식은 이제 우리나라도 국무회의와 별개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관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새로운 기구를 출범시킬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사실 이와 같은 구상은 관련 학계에서 '제2국무회의'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논의돼왔으며, 2018년 3월 국회에 제출되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에도 국무회의에 버금가는 '국가자치분권회의'로 제안된 바 있었다. 집권 여당과 보수 야당이 흔쾌히 마음을 같이할 수 있는 법안이니만큼 세부 사항을 조속히 합의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 제도적인 소통 채널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이 법안이 순조롭게 통과되면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참석제도 역시 부작용 가능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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