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달서구청 여성친화도시모니터단 "인형극으로 '양성평등' 배워요~"

  • 진정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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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6 08:56  |  수정 2021-05-11 10:22  |  발행일 2021-04-2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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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양성평등 인형극' 연습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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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양성평등 인형극' 연습 현장.

지난 23일 금요일 오후2시 대구시 달서구 와룡로 15길에 위치한 '문화교육창작소봄' 에서는 여성친화모니터단원 10여명이 양성평등을 주제로 한 인형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대본연습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들은 대구 달서구청 여성가족과 제5기 여성친화도시모니터단(이하 여성친화모니터단)으로, '여성친화 플래너 양성과정' 중 '인형극과 함께 하는 찾아가는 양성평등교육'에 참여하게 됐다. 바쁜 시간을 쪼개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호흡을 맞춘 지 벌써 한 달 째. 정해진 두 시간을 훨씬 넘기고도 연습은 계속 이어졌다.

인형극은 양성평등과 같은 강한 주제의식이 드러나는 작품을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여성친화모니터단은 양성평등에 관한 내용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은유적으로 잘 표현된 작품인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 '돼지책'을 선정했다. 여자라는 이유로 회사를 다니면서도 집안일까지 도맡아 하는 엄마와, 엄마의 가출로 혼란을 겪게 되는 가족들이 점점 돼지로 변해 간다는 내용이다.
이번 인형극은 주어진 20여 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주제가 잘 드러나야 함은 물론이고 재미까지 곁들여야 하므로 각색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쳤다. 또한 인형극에 참여하는 배우들은 짧은 대사 속에 인물의 성격이 잘 묘사되도록 목소리에 다양한 감정을 입히는 것은 물론이고, 강약조절을 통해 리듬감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이다.

수십년간 시낭송을 해온 시낭송가 서도숙(달서구 진천동)씨가 캐릭터 설정이 가장 까다로운 아빠 피곳씨 역을 맡았고, 김오숙(달서구 용산동)씨는 성서공동체FM에서 리포트를 했던 경험을 되살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아들 패드릭 역을 맡았다.

대본 연습 외에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다. 인형극에 사용될 인형들은 손으로 만들 시간이 없어서 인터넷에서 구매했지만, 아빠 피곳의 배려심이 부족하고 게으른 성격 표현을 위해 털실을 이용해 머리털도 더 풍성하게 만들었고, 피곳 부인은 집안일 하는 이미지에 맞게 짜투리 천으로 원피스도 만들어 입혔다. 게다가 대본연습 하는 틈틈이 인형틀 제작과 무대소품도 만들어야 했다. 또한 대본연습이 마무리 되는대로 배경음악이 들어간 대사 녹음을 해야 하는 과정도 남아있다.

어린이집을 다년간 운영해 오고 있는 김국자(달서구 용산동)씨는 대본중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해설을 맡았다. "첫 리딩 때부터 해설을 맡게 돼 부담감이 크다. 하지만 현장에서 유아들에게 접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세 아이를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피곳 부인역을 소화해 내고 있는 윤수윤(달서구 신당동)씨는 "셀레임반 걱정반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열심히 연습해서 완벽해지고 싶다"며 대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개구쟁이 사이먼 역을 맡은 조철용(달서구 이곡2동)씨는 "여성만 인형극을 하라는 법은 없다. 성에 대해 구분 짓지 않고 함께 하는 것이 인형극 주제에도 부합하는 듯 해서 참여했다. 이번 체험을 통해 양성 평등에 대한 재인식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인형극의 전과정 교육을 담당한 '문화교육창작소봄' 윤미경 대표는 "올해는 작은 손인형으로 시작을 했다면 내년에는 좀 더 다져진 실력과 큰 인형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공연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친화모니터단은 양성평등인식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여성친화 플래너 및 양성평등 전문가 양성과정', '맘(mom)톡콘서트', '평등의 눈으로 동네 한바퀴' '여성친화 및 양성평등확산 플레시몹' '성평등 그림책 읽어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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