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첨복재단 이사장 '낙하산설'...지역 의료계-의료산업계 강력 반발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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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02 16:55  |  수정 2021-06-03 13:54  |  발행일 2021-06-03 제1면

차기 대구경북첨단의료진흥재단(이하 대경첨복재단) 이사장 중앙부처 낙하산 인사 내정설(영남일보 5월 24일자 8면 보도)에 지역 의료계와 의료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충복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경우 3, 4대 모두 지역 출신이 이사장으로 낙점된 반면, 대구는 3대에 이어 4대까지 중앙부처 낙하산이 내려오면 기관 발전은 물론 지역 의료계와 의료 산업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 출신인 현 이사장의 임기가 이달 중에 끝남에 따라 대경첨복재단은 이사장 공모를 진행했고, 대구메디시티협의회 차순도 회장(68)과 양진영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53)이 최종후보로 올라간 상태다.


중앙부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역과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이다.
2일 대구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경첨복재단은 2014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내 기업 지원을 위해 2014년 '입주기업협의회'를 발족했다. 입주기업 간 최신 연구개발(R&D) 동향을 공유하고, 제품의 사업화 지원 방안과 기업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협의회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2018년 보건복지부 출신인 이영호 이사장 취임 이후 협의회 정기 모임은 거의 사라졌다는 게 입주기업협의회 소속 기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취임 초기 1~2차례 정도 만난 이후 거의 정기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이사장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 전략기획본부장이 참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4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공석인 상태라 입주기업협의회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게 기업 측의 설명이다.


입주기업협의회 소속 A기업 대표는 "처음에는 주무부서 출신 이사장이라 기대를 했지만, 거의 만나지를 못했다"면서 "기업들의 불만이 쌓여가는데 소통할 창구조차 없어 더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역 의료계에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지역 의료발전을 위해 대경첨복재단이 지역 의료기업은 물론 의료계와도 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데 지역 사정을 제대로 모르는 낙하산 인사가 오면 서로 눈치만 보다 임기를 끝내게 된다는 지적이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또다시 중앙부처 낙하산 인사가 이사장으로 올 경우 첨복재단과의 모든 업무를 보이콧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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