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랩 허브 구축' 국책 공모 대구시-경북도 통큰 판단 절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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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09 16:55  |  수정 2021-06-11 16:45  |  발행일 2021-06-10 제3면
출혈경쟁 우려...교통정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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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벤처·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포항시 남구 포스텍 일대 전경(위쪽). 지난 4월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K-바이오 랩 센트럴(Lab Central)' 유치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장순흥 한동대 총장,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시와 경북도 간 출혈경쟁이 우려되고 있는 'K-바이오 랩 허브 구축 ' 국책 공모와 관련한 사업계획서 최종 제출 시한이 임박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여론이 비등하다. 이른바 '선택과 결단의 시간'이 다가온 상황에서 '각자도생' 식 참여를 고수하면, 자칫 첨단 바이오 산업 인프라 구축이 물 건너가는 것은 차치하고, 향후 상생협력에도 큰 오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유치전 참여 선언 후 경주의 유치대열 합류로 혼선이 거듭되고 있는 대구 경북 공조형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도 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역사회에선 양보의 미덕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한뿌리 지자체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통 큰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10일 영남일보가 확인결과, 중소벤처기업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K-바이오 랩 허브 구축(총 사업비 3천350억원)' 공모 사업에 대한 사업계획서 제출 시한은 오는 14일이다. 불과 4일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중기부에 유치 의향서를 낸 대구시와 포항시는 이번 주 내로 사업계획서 제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업계획서 제출행위 자체는 유치전 참여를 공식화한다는 의미다.

이번 공모에 관심을 보이며 유치의향서를 낸 지자체는 대전·청주(오송) 등 총 12곳에 이른다. 대구시와 포항시가 만약 사업계획서를 따로 제출하면 우려했던 소모적 경쟁은 현실화 된다. 타 지자체들의 치열한 유치 열기를 감안하면 사업대상지로 선택될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진다.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쳐다보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입으로만 행정통합·상생협력을 외칠 뿐, 당면한 이익 앞에선 본색을 드러낸다는 따가운 시선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K-바이오 랩 허브 구축사업 공모는 서류·현장 평가 (이달 25일), 발표평가(6월말~7월초)를 거치게 된다. 올 7월 이후에는 사업 행선지가 정해진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중재를 통해 대구와 포항 중 한 곳만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남은 평가 기간 동안 타 지자체와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공동 논리개발 등 대승적 정책 공조를 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도 대구·경북 간 사전 조율이 반드시 필요한 프로젝트다. 대구시는 삼성그룹과의 인연을 감안, 파격적인 지원책을 제시하며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경북도는 대구 유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경주가 유치전에 뛰어드는 바람에 공조 전선에는 균열이 생겼다.

경북도는 유치 공조 차원에서 대구시가 주축이 됐던 실무협의회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경북 문화예술인들이 동참하는 유치추진위원회 출범도 가시권에 들어간 상태다. 수도권 유치 유력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선 추진역량을 한데 모으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는 절박감도 흘러나온다. 광역지자체 간 협업을 통한 유치가 평가에 매력적 요소로 작용하려면 단일 유치지 결정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 공직사회 일각에선 "이건희 미술관 유치 공모는 아직 정부 차원의 로드맵이 없는 상태여서, 일단 임박한 K-바이오 랩 허브구축사업 공모를 계기로 물밑 정리가 돼야 할 것 같다"면서 "국책사업에 상생 공조 및 양보의 가치가 동반 발현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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