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 "모친집 정원 넓히려" 주민 통행로 없앤 경주시의회 부의장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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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9   |  발행일 2021-07-29 제8면   |  수정 2021-07-29 08:18
안강읍 양월리 12.5m 길이 현황도로 시멘트·벽돌로 막아
60년간 주민들 지나다니던 곳 사전협의 없이 진행해 논란
이철우 부의장 "원래 모친 땅"해명했지만 이웃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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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주시의회 부의장이 모친 소유 주택지의 현황도로를 없애기 전의 모습과 이웃들이 이용하는 현황 도로에 블록을 쌓고 흙으로 메우는 모습(위쪽부터).

경북 경주시의회 이철우 부의장이 모친 소유 주택지에 이웃들이 60년간 이용해 온 현황 도로를 없애고 정원으로 넓혀 비난을 사고 있다.

이 부의장이 없앤 현황도로는 경주시 안강읍 양월리 모친의 주택지와 맞물린 길이 12.5m 폭 2.5m로, 이웃 두 집이 지난 60년간 드나드는 역할을 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 5월 말과 6월 초 자신이 직접 시멘트 블록을 쌓고 흙으로 메워 현황도로를 없앴다.

현황도로는 지적도상에 도로로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주민이 오랫동안 통행로로 이용하고 있는 사실상의 도로다. 사유지인 경우가 많은데 재산권을 주장하는 이웃이 길을 막으면 이웃 간 큰 분란이 생길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 보면 '자기 소유 토지 내의 도로라 하더라도 개인 전용 도로(사도)가 아닌 불특정인이 사실상 통행해 왔던 도로였다면 도로를 막아 버리거나 차량 통행을 막으면 일반교통방해죄 또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는 사례도 있다.

이웃들은 현황도로를 막는 공사가 시작되자 통행에 불편함을 예견해 공사 시기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황 도로가 없어지면서 다른 곳으로 임시 통로를 냈으나 불편하기 짝이 없다. A씨는 조부때부터 60여 년간 이용해 온 멀쩡한 대문 앞 도로가 없어지자 창고 옆에 임시 출입로를 마련했으나 보행자가 겨우 다닐 정도다. 대문을 다른 곳으로 옮긴 B씨도 이웃 간 갈등으로 더는 이웃으로 살 수 없어 주택을 매각하고 이사할 예정이다.

이웃 주민 C씨는 "공인인 시의원이 이웃끼리 다툼 등으로 분란이 생길 때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야 하는 신분인데, 시의원이 오히려 현황도로를 없애고 이웃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며 혀를 찼다.

4선 경주시의원인 이 부의장은 "정원으로 넓힌 땅은 도로가 아닌 모친 소유의 주택지로 이웃과 다툰 모친이 50~60년간 이용한 모친 소유의 대지를 이제는 되찾으라고 말해 정원으로 넓혔을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의장 모친의 주택지도 국유지 23㎡를 점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웃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현황 도로를 없앤 행태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글·사진=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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