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주치의가 털어놓은 배구여제 김연경 사연 '감동'

  • 서용덕
  • |
  • 입력 2021-08-05 14:42  |  수정 2021-08-06 08:58  |  발행일 2021-08-05 제면
김연경.jpg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4강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이에 크게 기여한 김연경 선수의 주치의가 과거 그를 치료했던 사연을 공개해 감동을 안겼다.

한양대 명지병원 김진구 교수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김연경은 매 시즌마다 최소 두세번은 병원을 찾는 내게 응원하며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환자였다"며 "김연경을 처음 진료실에서 본 건 15년 전, 당시 18세로 막 고교를 졸업한 신인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파서 뛰기 힘들어 해 약도 처방하고 강력한 소견서를 써 휴식을 취하도록 조치하는 등 재활 치료를 최소 6주간 권장했지만 며칠 후 TV를 보니 멀쩡하게 뛰고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2년 후인 2008년 호화군단 소속 팀이 거의 전승으로 시즌을 마칠 무렵에도 나는 부상주잉었떤 김연경 선수가 일찍 쉴 것으로 봤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주 공격수로 전 시즌을 소화하는 것을 봤다며 그의 열정에 감탄했다. 그러나 그해 이어지는 국가대표 소집을 앞두고 병원을 찾은 김연경의 오른쪽 무릎은 관절 안 내측 연골이 파열된 상태였고, 김 교수는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당시 구단은 국가대표로서의 경기를 포기하고 지금 수술을 받길 원했지만, 선수는 자기가 있어야 대한민국이 본선 진출을 할 수 있다는 책임감에 불타 있었다”며 “김연경은 주변의 만류에도 ‘아 식빵∼ 뛰어야죠 저는 선수인데. 대한민국 선수란 말이에요.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해요. 아픈 건 언제나 그랬단 말이에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김연경은 혼자말로 들리지 않게 '식빵 식빵'을 외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조용히 흘리고는 수술 동의서에 사인했다"며 "그후로 난 그녀가 눈물을 보이거나 누구 탓을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김연경이 몇일 입원한 덕에 여자 배구 선수들을 다 본 것 같고 그후로 난 여자배구의 팬이 됐다"고 밝혔다.

'식빵'은 김연경이 경기 중 뱉은 욕설을 팬들이 순화해 표현한 것이다. 지금은 '식빵 언니'가 김연경의 애칭이 됐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김연경은 힘든 티, 아픈 티를 한번도 내지 않고 계속 코트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사기꾼(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빈틈이 없어 상대 팀 선수들도 두렵고 존경하는 선수"라며 "결과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될 지도 모르는 김연경 선수를 위해 박수를 아끼지 않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일본과 터키를 꺽고 4강에 오른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오는 6일 브라질과의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