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마트에서 자주 썼는데..." 머지포인트 가맹점 축소에 대구 소비자 '멘붕'

  • 박준상,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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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20  |  수정 2021-08-20 09:18  |  발행일 2021-08-20 제9면
핀테크 상품권 형식 '머지포인트'…8만원 충전하면 10만원어치 사용

전금법 저촉되며 일부 서비스 '축소' 불구 대구에서는 사용처 전무

대구 이용자들 "갑자기 사용 안 돼 당황" "본사 찾아가 환불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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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에서 머지포인트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주로 편의점·대형마트 등 제휴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자는 "정산을 제때 받지 못할까 불안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래픽-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편의점과 마트에서 '무제한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았던 머지포인트가 돌연 서비스 축소를 알려 소비자의 불만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체행동에 나섰다. 온라인 단체채팅방에 1천300명, 온라인카페에 2만6천여 명이 가입한 상태다.

머지포인트는 선불결제로 충전한 포인트로 상품을 결제하는 핀테크 플랫폼이다. 제휴된 식당이나 커피숍 은 물론,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머지포인트는 20~30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1번가·옥션·G마켓 등 소셜커머스를 중심으로 판매되는데, 10만 원 충전권을 20% 할인된 8만 원에 살 수 있다. 일종의 상품권인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용자 수는 100만여 명에 이른다.

지난 11일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이하 본사)가 돌연 가맹점을 축소하면서 회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본사는 "서비스가 전자금융업에 따른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당국 가이드를 수용했다"며 "11일부로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당분간 축소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본사가 언급한 '당국 가이드'는 등록 업종에 따른 것이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인은 구입 할 수 있는 범위가 2개 업종 이상이어야 한다. 머지플러스는 법적으로 음식점업에 관한 서비스만 제공할 수 있는데, 편의점과 마트는 포함되지 않아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이다.

현재 본사는 이용자에게 환불신청을 받고 있지만 처리는 더디다. 환불에 대한 불신도 팽배하다. 몇 명이나 환불받았는 지도 공개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본사는 19일 오후 1시 현재 8차 환불까지 진행했다.

이용자는 주로 수도권에 분포하지만 대구지역에서도 머지포인트 이용자가 적지 않다. 대구지역엔 편의점·대형마트·베이커리·음식점 등 제휴 프렌차이즈가 대부분이며 직접 가맹은 거의 없다. 대구지역 이용자 대부분이 편의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에 사는 A씨 "본사에서 가맹점을 축소했는데, 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니 아무 데도 없었다"며 "비수도권 이용자 대부분은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썼는데 가맹점을 축소한다는 것은 대구를 포함한 비수도권에선 쓸 수 없는 포인트가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모씨(31·대구 북구)는 "대형마트에서 주로 사용한다. 월별 결제금액과 횟수가 정해져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20% 할인은 아주 큰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40만원치 포인트를 충전했고, 현재 12만 원이 남은 상태라는 박씨는 "지난 11일 퇴근 후 마트에 가서 사용하려고 하니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다음날 큰 난리가 난 것을 알고 곧바로 환불신청을 했다"고 했다.

달성군에 사는 남모씨(29)는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에서 머지포인트를 자주 썼다. 남씨에게는 48만 원이 남아있었다. 환불을 신청했다는 남씨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한국소비자원에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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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결제플랫폼 회사 '머지포인트'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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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거주하는 한 머지포인트 회원의 이용내역. 이 이용자는 대형마트와 편으점을 중심으로 머지포인트를 사용했다.   독자제공

머지포인트 제휴 가맹점 화장품 로드숍을 운영하는 신모씨(36·대구 수성구)는 "20% 할인하는 것으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 의아했다. 터질 것이 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 달 매출 10%에서 최대 50%를 머지포인트로 받은 적도 있다. 7월분은 정산받았지만, 이미 결제된 8월분에 대해 제대로 정산이 될지 불안하다"고 밝혔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머지포인트를 중개 판매했던 소셜커머스에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36만원을 구매한 이모(여·29·대구 달서구)씨는 "포인트를 구매한 소셜커머스에 환불에 대해 물으니 '머지플러스 본사에 문의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판매처에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3년간 100만여 명이 쓸 정도로 성장한 머지포인트 서비스를 금융감독원이 인지를 못했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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