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세요, 심미영 팀장님!] 6개월간 밤낮없이 코로나 방역 최일선서 사투하다 쓰러져...130여일 째 사경

  • 피재윤
  • |
  • 입력 2021-09-05 15:30  |  수정 2021-09-07 15:18  |  발행일 2021-09-07 제9면
안동시보건소 소속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출근
의식불명 상태 계속되자 동료 등 안타까움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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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서 근무하다 쓰러진 안동시보건소 소속 심미영(53·여) 팀장이 130여 일째 의식 없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서 근무하다가 쓰러진 경북 안동시보건소 소속 심미영(53·여) 팀장(영남일보 5월10일자 8면 보도)이 상태 호전 없이 130여 일째 사경을 헤매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5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심 팀장은 지난 4월25일 오전 2시쯤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늦은 퇴근 후 자택에서 샤워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것이다. 가족에게 발견된 심 팀장은 당시 119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4개월여 지난 현재까지 의식 불명 상태다.

발견 당시 호흡도 정상적이지 않은 데다 머릿속 출혈이 상당히 진행됐던 터라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장기 투병으로 인해 합병증이 나타나고 치료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며칠 전부터 초점은 없지만, 눈을 간간이 뜨고 감길 반복하고 있다. 또 최근엔 외부 자극에 의한 수동적인 반응도 보인다는 것이다. 입원실도 중환자실에서 준중환자실로 옮겼다.

심 팀장은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해 2월부턴 최소 6개월 이상을 단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매일 출근했다. 퇴근도 밤늦은 시간에야 겨우 할 수 있었다.

그는 앞서 지난 2017년부터 지역 내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하기 직전인 2020년 1월까지 마약류 업무를 담당했었다.

동료 직원들은 "심 팀장은 당시에도 악성 민원 등으로 인해 원형 탈모까지 겪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귀띔했다.

배우자 권영욱씨(53)도 "마약류 업무를 보면서 악성 민원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했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매일 밤낮없이 불려 나가고, 얼굴이라도 잠깐 볼 땐 항상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무사를 통해 공무상 재해 요양신청서를 안동시에 제출했다.

보건소 모든 직원과 관계가 원만할 만큼 동료애가 남달랐던 심 팀장은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 해결하고 꼼꼼하게 추진하던 선후배였다. 그랬던 그가 쓰러진 지 4개월여 지나도록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에 동료들과 주변 지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안동시보건소 김영남 과장은 "그는 평소 힘들거나 불만이 있어도 싫은 내색 없이 맡은 업무를 충실히 해내는 그런 동료였다. 심 팀장이 하루빨리 회복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기를 모든 동료와 함께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자 권씨는 "조금이라도 호전되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다. 매일 옆에서 간병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훌훌 털고 일어난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글·사진=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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