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상주 은척초등 '제주의 봄' '서해안 갯벌' '대관령 목장' 등 계절별 현장체험 진행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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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4 08:01  |  수정 2021-10-04 15:58  |  발행일 2021-10-04 제15면
총동창회에선 전입생·졸업생에 장학금 지원

나무놀이터
경북 상주 은척초등 학생들이 나무 놀이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은척초등 제공>

경북 상주시 은척면은 경상도의 유래가 된 경주시의 '금척'과 상주시의 '은척' 설화가 있는 고장으로 사람 살기 좋은 고장, 뛰어난 인재가 태어날 고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자리 잡은 은척초등학교·은척초등 무릉분교장(교장 김진탁)은 동고동락 공동 교육과정으로 지역의 초등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1928년 개교한 은척초등은 인근의 작은 학교인 황령초등과 무릉초등을 편입해 총 5천3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전통있는 학교였으나,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학생 전출로 2019년 본교 4학급 16명, 무릉분교 3학급 12명 등 전교생 28명으로 상주시 초등학교에서 학생 수가 가장 적었다.

은척초등도 2019학년도부터 경북도교육청의 교육정책에 맞춰 지역사회 소멸 우려 극복을 위해 통폐합을 추진하기보다는 작은 학교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작은 학교 가꾸기,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등을 신청해 인근 도심 아이들의 전·입학을 지원하기로 한 것.

학교의 노력과 동창회·학부모의 지원까지 보태지며 2021학년도엔 본교 4학급 17명, 무릉분교장 5학급 22명 등 전교생이 39명으로 늘었다. 특히 2019학년도 3학급, 2020학년도 4학급, 2021학년도 5학급으로 편성돼 학습 환경이 좋아지자 전입 상담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은척초등은 작은 학교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체험활동·프로젝트 수업·학부모 참여 교육·학부모 동아리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특색사업으로 '오감 만족 은누리 활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0학년도 도교육청 지정 '꿈 키움 작은 학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감 만족 은누리 활동'은 현장 체험 위주의 '생생계절탐험'과 교내에서 진행하는 '생생계절테마학습', 심신의 안정과 즐거움이 가득한 '행복 가득 놀이 공간', 꿈·끼 가득한 인재로 자라나는 '번뜩이는 진로 성장'으로 나눠 진행된다.

'생생계절탐험'은 지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제주도(문화체험·봄)·서해안(갯벌·여름)·강원도(대관령 양떼목장·가을)·전라도(스키장·겨울)에서 진행한다. '생생계절테마학습'도 봄엔 내 고장 탐방 활동 및 지역 어르신들 쑥떡 나눔 활동, 여름에는 별빛 가족 캠프, 가을엔 추석 전통놀이 및 음식 만들기, 겨울에는 김장 활동 등으로 운영한다.

'행복 가득 놀이 공간'은 2년에 걸쳐 나무 놀이터를 함께 구상해 직접 나무를 잘라 붙여 완성하는 동안 자연의 품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의 꿈·끼 신장을 위한 '번뜩이는 진로 성장'은 소프트웨어(SW)교육과 메이커 교육을 연계한 e학습터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작은 학교의 제한적 학습 환경을 극복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 융합 인재를 육성하는 데 힘을 쏟을 수 있다.

은척초등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동창회와 졸업생들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총동창회에선 전입학생과 졸업생에게 5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무릉분교장 졸업생 출신인 이태영 태준제약 회장도 매년 학교 행사에 필요한 물품을 기부하고 무릉분교장 재학생들에게 별도로 50만원씩 입학 및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진탁 교장은 "학교가 있어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젊은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앞으로도 작은 학교를 살리는 데 모든 교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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