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인물난] "자천타천 많아도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다니..." 보수의 아이러니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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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3 19:45  |  수정 2021-10-05 15:17  |  발행일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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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전경. 영남일보DB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약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후보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거론되는 후보는 많지만, 선뜻 출마 의지나 두각을 드러내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3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야권에서 차기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10여 명이다. 대구가 '보수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만큼 자천타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인사가 어느 지역보다도 많다.


얼핏 보면 국민의힘의 정치적 인재 풀이 풍족해 보이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 중에 내세울 후보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인구 4위의 대도시이자 보수 정당에게는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는 곳이 대구지만 정작 시장을 맡을 인물은 쉽사리 보이지 않는 것.


이 같은 인물난의 배경에는 '곽상도 의원의 사퇴'와 '3선 피로감'이 거론된다. 지난해부터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혀온 곽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권영진 시장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아 특혜 논란에 휩싸이자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리얼미터
2021년 8월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 리얼미터 제공

권영진 시장의 3선 도전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민선 시장 중 3선 고지에 오른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던데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과 '화이자 백신 파동' 등으로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김상훈 등판론'도 예상외로 힘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의원이 이미 수차례 출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 온 상황인 만큼, 이 또한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인물은 지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고, 중량감 있는 인사들은 출마 의사를 드러내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어 '인물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또한, 출마 의사가 없다는 사람에게 자꾸 출마를 독려하는 일 자체가 대구라는 도시의 격을 떨어트리고 시장직을 가볍게 보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역 경제를 되살릴 탄탄한 정책과 강력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면 선거판을 휘어잡을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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