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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청 뒤편에 자리한 '막걸리라운지 안중'의 모둠전. 육전부터 두부전, 동그랑땡, 꼬치까지 푸짐하다. |
'비 오는 날은 막걸리에 파전'이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인가. 사실 술은 날씨와 상관없다. 막걸리가 당기는 날이 있다. 그런 날 수성구청 뒤편에 자리 잡은 '막걸리라운지 안중'을 찾는다.
막걸리라운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많은 종류의 막걸리가 있다. 안중에 없는 막걸리가 있을까 싶다.
알코올 농도 6도부터 21도까지, 4천원부터 15만원까지, 경기·강원·충청·영남·전라·제주 지역 서른 가지가 넘는 막걸리가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고민이 된다면 그냥 아무거나 찍자. 술을 고르는데 실패하는 선택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도 추천하자면 충청도 서산 한산모시 생막걸리와 진천 덕산 생막걸리를 내세우겠다. 청주로 반 잔, 나머지는 탁주로 병을 비운다. 특별한 걸 찾는다면 해창 막걸리 12도를 추천한다. 이 막걸리는 프리미엄 막걸리다. 다리가 없는 보통 잔과 달리 와인잔처럼 생긴 잔을 내어준다. 역시 청주로 잔을 살짝 적신 다음 탁주로 즐기면 된다.
막걸리 종류만큼이나 안주도 다양하다. 다양하고 맛깔나 보이는 안주까지 고르기 힘들다. 쉽게, 모둠전과 두부김치로 기본으로 가자. 모둠전은 육전부터 두부전, 동그랑땡, 꼬치까지 푸짐하다. 막걸리를 마시는 속도가 모둠전의 양을 따라가지 못한다. 잔은 비어가고 빈 병은 늘어간다. 막걸리가 생각나는 저녁, 복잡한 일은 안중에도 없이 안중으로 간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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