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성내1동 동성로 중심가의 붕어빵 지도. 가슴속3천원 어플리케이션 캡처 |
21일 정오쯤 대구 중구의 한 붕어빵 가게의 모습.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
겨울철 대표 간식 '붕어빵'이 사라지고 있다. 쌀쌀한 날씨에 붕어빵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붕어빵 가게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21일 정오 대구 중구 성내1동 동성로 중심가. 붕어빵 가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가슴속3천원'을 통해 붕어빵 가게를 찾았다. 지난 2019년부터 시민들의 제보로 만들어진 붕어빵 가게 지도이다. 성내1동을 찾아간 결과 기존에 있던 붕어빵 가게 2곳은 보이지 않았다.
대구의 한 붕어빵 체인업체 관계자는 "8월쯤 업체 모집 광고를 낸다. 11월 말이 되면 모집 광고가 끝이 나는데, 지난해에 비해 붕어빵 장사하는 사람이 절반이나 줄었다"고 했다.
'붕어빵' 가게가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지타산이 안 맞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붕어빵의 주재료인 붉은 팥 가격이 매년 오르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인구가 줄어들어 매출에도 타격이 생겼다.
중구에서 10년째 붕어빵을 팔고 있는 김모(여·59)씨는 "10월부터 3월 초까지 오전 10시에서 오후 11시까지 일주일 내내 나온다. 지난해엔 사람들이 밖에 잘 안 나오니까 장사하기 힘들었다. 올해는 팥 가격이 굉장히 올랐다"며 "우리 가게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낫지만, 그렇지 않으면 장사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붉은 팥 가격은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40kg당 대구의 수입산 팥 가격은 2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만원)에 비해 4만원이나 올랐다.
붕어빵 가게가 '불법 노점상'인 탓에 항상 단속의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북구에서 붕어빵을 팔고 있는 장모(여·60)씨는 "현재 인근 가게에서 붕어빵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지만, 민원이 들어오면 단속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단속이 많아 자리 잡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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