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놓는 대구 택시기사들] 월 평균 수익이 190만원...최근 1년간 법인택시 기사 10명 중 6명 이직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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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4 15:18  |  수정 2021-12-06 17:12  |  발행일 2021-12-06 제10면
코로나 장기화에 손님 크게 줄어
"요금인상" "감차" 목소리 커져
대구시, 택시사업 중기 대책 수립
택시
대구 택시가 줄지어 서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 택시업계가 코로나19 등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대구시는 법인 택시기사의 최근 1년간 이직률이 6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평균 월 수익금이 190만 원 가량에 불과해 택배기사 등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사업 존폐 위기에 몰린 택시업계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손님 감소 등 영업 악화로 어려운 택시 업계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대구 지역 택시 업계는 울상이다. 이용자가 줄어드는 만큼 수입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지역 한 택시 운전기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대구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상황이 금방 끝날 줄 알았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이어지리라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손님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막막하다. 일을 그만해야 하냐는 생각도 든다. 다른 직업을 알아볼까도 고민 중이다"고 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중단되면서 기사들의 한숨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택시기사 최모(62)씨는 "그나마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야외 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다"면서 "어제 정부의 발표를 듣자 한숨부터 나왔다. 시민들이 심리적으로도 외부 활동을 줄이지 않겠냐. 올해도 연말 특수는 기대할 수 없을 거 같다"고 했다.

◆'요금 인상', '택시 감차' 등 이뤄져야 해
택시 업계 안정화를 위해 이용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대구지역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3천300원(2㎞까지)이다. 지난 2018년 11월 2천 800원에서 500원 인상됐다. 약 3년 동안 요금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의 경우 오는 15일 오전 4시부터 택시 기본요금이 3천 300원에서 3천800원으로 인상된다. 부산시는 인건비, 유류비 등 택시 운송원가가 지속해서 상승한 점을 감안해 기본요금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지역의 택시 요금인상에 대구에서도 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택시 업계 한 관계자는 "요금 인상 시기가 훨씬 지나버렸다. 요금 인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금보다 약 25~30%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구시는 내년 택시 요금 관련 용역을 진행해 하반기쯤 요금 인상 논의를 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의 택시 요금 인상 상황도 고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시 업계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은 '감차'이다. 10월 기준 대구에 등록된 택시 수는 1만5천893대이다. 이중 법인 택시가 5천 855대, 개인택시가 1만 38대로 과잉 공급상태이다. 올해의 경우 법인 택시 199대와 개인택시 18대 총 217대가 감차 됐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33대 더 늘어난 350대를 감차할 계획이다. 특히, 개인택시 업계가 감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개인택시 업계가 감차 기금 조성을 할 수 있게 결제 금액 제한 없이 카드 결제 수수료 지원 등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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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벽이 설치 된 대구 택시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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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승객이 직접 결제 가능한 터치패드 단말기 <대구시 제공>
◆대구시, 내년부터 택시 업계 고강도 지원
대구시는 '안전하고 편리한, 고품격 대구 택시'를 목표로 하는 택시운송사업 발전을 위한 중기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종합대책의 경우 중앙정부의 기본시책 반영, 환경변화에 따른 대구시 택시 업계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해 과제를 도출했다.


택시운송사업의 수요 창출 등을 위해 택시 승객이 직접 결제 가능한 '터치패드 단말기', 택시 운수종사자 보호를 위한 '112자동신고시스템'·'택시 보호격벽', '택시 운송종사자 쉼터 조성', 임산부에게 2년간 월 2만 원까지 택시 이용요금을 지원하는 '임산부 콜택시' 등 사업이 이뤄진다. 또 5년 이상 근무 시에만 지원하던 '희망키움사업'을 2년 이상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
이외에도 사고와 분쟁 예방을 위해 10년 이상 사용으로 노후화된 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 교체 지원, 고령운전자·법규위반 운전자 교육, 전액관리제 위반·운송비용전가 등 불법운행에 대해 지도·감독 등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2022년 택시 산업 지원 시책을 통해 택시업체 및 운수종사 근무여건을 개선할 것"이라면서 "시민들에게도 질 높은 서비스로 이어져 안전하고 편리한, 고품격 대구 택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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