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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함께하는 두 번째 겨울이다. 지난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인 '위드(With)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많은 국민이 희망을 품었으나 폭발적인 감염자 확산과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방역패스'가 시행되면서 다시금 거리를 두게 됐다.
방역 지침에 따른 거리두기는 일상뿐만 아니라 이웃 간의 거리 또한 멀어지게 만들었다. 지난 11월 발표된 통계청 '2021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시민사회 및 봉사단체에 참여한 사람은 8.2%로, 2년 전과 비교해 4.4%포인트 줄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1.6%, 향후 기부 의사가 있는 사람은 37.2%로 2019년보다 각각 4.0%포인트, 2.7%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기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라고 응답한 비율에 35.0%에 달해 2년 전(25.2%)에 비해 크게 늘었다.
대면활동으로 이뤄지는 자원봉사 활동 참여는 절반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8.4%로 2019년(16.1%)에 비해 크게 줄었고, 자원봉사 의사가 있는 사람 또한 지난해 33.4%에서 올해 25.4%로 8.0%포인트 감소했다.
자원봉사활동 참여 분야에서는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도왔다는 응답이 2019년보다 6.2%포인트 줄어든 51.5%로 집계돼 전체 항목 중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복소비'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억눌린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기는 했지만 그 효과를 모두가 누린 것은 아니었다. 백화점 및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 판매처 등에서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회복세를 보였지만 자영업자 등 중소상공인은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는 중소상공인 지원 및 경제 회복, 방역 등 코로나19 대책으로 막대한 재정을 쏟고 있고, 민간 영역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에 심리적 위축까지 더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은 요원해 보이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울수록 함께한다는 '나눔'의 의미를 실천하는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따뜻한 소식을 알려오고 있다. 창고 안 가득 쌓인 연탄도 중요하지만 되살리기 어려운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있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따뜻한 손길 놓지 않는 기관·기업 '눈길'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생계에 직접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꾸준한 관심이다. 일회성 봉사가 아닌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사회공헌은 어려운 이웃이 우리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수년간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며 더욱 빛이 나는 기관 및 기업들이 있다. 코로나19로 더욱 힘든 이 시기에도 지속되는 그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수많은 시·도민의 가슴 한편을 훈훈하게 만든다.
DGB금융그룹은 2011년 DGB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금융권 최초의 종합사회복지재단인 DGB사회공헌재단을 출범시켰다. 재단 내 5명의 직원들은 부서 배치 후 모두 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획득해 사회복지 전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그룹의 전반적인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서 2021년은 그 어느 해 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 DGB금융그룹은 지주 창립 1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푸드뱅크 지원에 나섰다. 대구경북 10개 기관의 배달 차량을 친환경 LPG차량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해 사회복지사들이 안전하게 신선한 물품을 배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임직원과 자녀들이 함께 참여하는 'DGB Family 봉사단'은 지역 사회복지기관, 시설을 찾아다니며 어려운 이웃에 대한 급식봉사, 벽화봉사, 농촌일손돕기봉사 등으로 통해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있다.
대구지역 유통업계에 진출한 지 12년째를 맞은 이랜드리테일의 사회공헌사업은 단연 눈길을 끈다. 대구경북권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900여 명 규모의 봉사단원을 구성하고 있고, 본사에서도 대경권 지점에 우선적인 지원과 배려를 보내주고 있다. 봉사단에서는 매월 지역소외계층 300여 가정에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는 '사랑의 장바구니' 사업을 실시해 현재까지 2만여 가정을 지원했고,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청소와 목욕봉사 등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대구경북신협은 매년 지역 내 저소득 취약계층 및 소외가구 등을 위해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협사회공헌재단 및 대구경북 신협두손모아봉사단의 지원으로 겨울 김장김치 담그기를 통해 관내 행정복지센터, 면사무소, 아동센터 등에 나눔 전달을 하는 뜻깊은 행사다.
또한 신협중앙회는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금 지원사업을 신협사회공헌재단으로부터 후원받아 어려운 장학생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소외 및 취약계층 자격에 부합하는 대상자를 추천받아 장학생을 선정하고 있으며, 올해 대구경북지역에만 2천500만원을 지급했다.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만족도 '향상'
경북 울진군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주> 한울원자력본부는 지역 사회 맞춤형 사회공헌을 통해 지역민과 상생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행해 어느덧 5년째를 맞이한 '교복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울본부는 울진지역 중·고교에 진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 2017~2018년에는교복 구입비의 90%를 지원하다 2019년부터는 100% 전액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울진군은 동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을 뿐 아니라 농어촌 지역 특성상 대중교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쉽다. 이 같은 지역적 특성을 파악한 한울본부는 복지기관의 활동 범위를 넓혀 소외되는 주민이 생기지 않도록 2006년부터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후원한 차량만 약 40대에 달한다. 올해도 승합차 3대를 비롯해 트럭, 경차, 의료용 버스 등 차량 6대를 전달했다.
한 달에 한 번 울릉도에 찾아가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이들도 있다. '나눔·기부 천사'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박언휘 대구박언휘종합내과의원 원장(의학박사)은 고향인 경북 울릉도에 내과 의사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의료봉사에 나서고 있다. 박 원장은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울릉군보건의료원에서 내과 진료를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지난달 21일 무료진료(약값 본인부담)를 진행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재대구경북 울릉향우회원 및 적십자사 경북지사 울릉군지부 봉사단도 자원봉사로 힘을 보탰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 따뜻한 소식을 전해주는 이들 기관 및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실천 자체만으로 의미가 깊다. 겨울의 입구에서 전해진 이들의 나눔 소식이 더 많은 기관과 기업,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전해져 주변을 살피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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