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김천 개령중, 독서대 만들기·바리스타 교육 등 특화체험 운영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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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4 08:22  |  수정 2022-01-24 08:36  |  발행일 2022-01-24 제15면
한 해 동안 자신만의 주제로 소설·에세이 출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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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 개령중 학생들이 우드버닝 독서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개령중 제공>

경북 김천시 개령면에 있는 개령중학교는 1952년 개교해 4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전통 있는 학교였으나 현재는 전교생 26명의 작은 학교다. 그러나 2021년부터 경북도교육청 특색사업으로 시작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로 희망이 살아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농산어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사회 소멸 우려 극복을 위해 통폐합을 추진하기보다는 작은 학교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9학년도부터 큰 학교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전·입학이 가능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개령중은 김천 혁신도시에서 7㎞ 떨어져 도심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으로 자유학구제 운영 학교로 지정된 후 전교생 26명 중 2명의 학생이 인근 율곡중과 운남중에서 전·입학했다.

개령중은 특색사업으로 '쓰고 만들고 우리는 작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 해 동안 전교생이 자신만의 주제를 설정해 창작 소설·에세이 등을 지속적으로 쓰고 결과물을 묶어 각자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것. 목차 구성·작가의 말·표지 디자인·책 크기 등을 스스로 결정하는 통합적인 책 쓰기 활동을 하고,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표현하는 가치 있는 경험을 한다.

3년째 교육기부 모델 학교에 참여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여러 방면의 특화된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는 △게임과 도박 구별하기 △환경을 생각하는 무드등 만들기 △나도 바리스타 △동물 매개 치유 교육 △우드버닝 독서대 만들기 등으로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세계를 접해 보고 건강한 생활을 설계하는 능력을 높였다.

독도 교육의 일환으로 도교육청·영남대 독도연구소에서 주최하는 '찾아가는 독도 전시회-독도, 그 푸른 목소리를 듣다'를 개최해 교내에 독도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 및 일본의 독도 침탈에 대한 대한제국의 대응, 독도를 조선의 영토라고 인정한 일본의 자료 등을 전시했다. 학생들에겐 우리 땅 독도의 실상을 알리고 전교생 독도수호대 활동을 통해 민족의식 함양과 공동체 정신을 기르는 좋은 기회다.

승마 체험·향기 치유·진로 및 안전 체험학습 등 기타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꿈·끼 탐색주간에는 라탄 공예와 프랑스자수,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스스로 선택해 체험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밴드·첼로·바이올린·농악 등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드로잉·샌드 애니메이션·생활체육·생활용품 메이커·요리 등의 동아리 활동도 한다.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가 학생들에게 주어지고 소그룹으로 이뤄지는 교육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실력 향상이 두드려져 학부모들의 호응도 높다.

설제문 교장은 "지난해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요구를 교육과정에 충실히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이뤄지도록 전 교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들의 위기감이 높은 현실에서 자유학구제 실시로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희망의 싹이 돋았다. 소규모학교가 살아야 농산어촌 공동체가 붕괴하지 않고 국가 균형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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