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구경북 건설·제조업 '울상'... 로봇·아이티 기업 '화색'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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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8  |  수정 2022-01-27 16:43  |  발행일 2022-01-28 제2면
피봇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되면서 위험한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서비스 로봇이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경산 소재 <주>로보프린트의 서비스로봇 피봇이 벽화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노동자의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업주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부터 전격 시행되면서, 대구경북에서도 산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재해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건설·제조업은 '울상'인 반면, 로봇·아이티 등 고도화 업계는 '화색'이다.

지역 건설업계에선 중대재해처벌 1호를 피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한창이다. 포스코 건설 등 1군 건설업체는 설 연휴를 앞두고 '27∼28일 휴무 권장' 지침 등을 각 현장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휴 전후에도 본사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제한적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사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공기(工期 )가 생명인 건설업계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경북 영천에 본사는 둔 A건설사 대표 권모씨는 "사실상 안전관리 인력을 더 뽑거나 기존 매뉴얼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각에선 구속을 피할 목적으로 '바지사장'을 임명한다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건설업은 대표적인 중대재해처벌법 취약 업종으로 분류된다.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이 지난해 발생한 중대재해 670건을 분석한 결과 건설업이 357건(53%)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171건(26%), 기타업종 142건(21%)으로 나타났다. 재해 유형에선 '떨어짐' 305건(46%), '끼임' 101건(15%), '부딪힘' 52건(8%), '맞음' 49건(7%), '깔림' 36건, '무너짐' 22건, '감전' 16건, '넘어짐' 14건, '폭발' 13건, '화재' 11건 순으로 높았다.

반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경북 경산에 위치한 서비스 전문 로봇 전문기업 <주>로보프린트(RP)가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손꼽힌다.
로보프린트는 건물 외벽에 벽화를 그리는 로봇 '아트봇(Artbot)'과 도장 로봇 '피봇(PBOT)'을 출시해 지역 공사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해당 로봇들은 매년 도색 공사 중 발생하는 추락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돼 사람 이상의 정교한 기술력을 뽐냈다.

박정규 로보프린트 대표는 "중대재해법이 시행되기 전 부터 건설사 등에서 문의 전화 및 미팅 희망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위험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들이 보다 많은 현장에 투입돼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는 근로자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 소재 IT·보안 기업 <주>우경정보기술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건설 현장 근로자 위치를 추적하는 '세이프워처' 프로그램을 출시해 중대재해처벌법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1군 건설사 및 지역 건설사와 공동 제작에 들어갔으며,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와 플랫폼 통합도 조율 중에 있다.

김민철 우경정보기술 이사는 "빠르면 2월, 늦어도 3월 안에 세이프워처가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며 "건설 노동자의 안전과 중대재해 예방에 자사 프로그램이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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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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