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홍보 포스터. 페이스북 캡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 홍보물을 소개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앞에서 열린 '새로운 전북의 미래, 균형발전의 중심 전북!'전주 집중 유세에서 축구에서 슛하는 포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어퍼컷 세리머니로 스스로를 '디스(힙합 장르에서 상대를 비난하는 행위)' 하는 듯한 합성 포스터도 확산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의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거듭 모방 하는 일)' 경쟁이 후끈하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선거운동도 비대면 중심으로 이뤄진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로 활동하는 2030 세대가 '캐스팅 보터'로 떠오르면서다. 이에 여야 후보 지지자들은 재치 있는 말과 사진을 활용한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2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대선 후보들의 상징적인 액션은 유세장 분위기를 띄우고 온라인을 통한 '밈'이나 '짤'로도 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이 뜨겁게 반응한다. 2030세대에서 일종의 놀이 문화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에서는 최근 화제가 된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와 지역 특산물을 넣은 포스터가 호평을 얻고 있다. 예컨대 경북 울진이라면 특산물인 문어 사진에 '울진 문어의 힘으로 정권교체!'라는 문구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윤 후보의 모습을 넣는 식이다.

음식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윤 후보의 이미지와 지역민의 결속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특산물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을 받으며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전날(20일) 자신의 SNS에 "자발적 후보자 홍보물 컨테스트 우승작"이라며 소개하면서 더 큰 호응을 유도했다.

대구 경북(TK) 지역에서 '대구 막창'과 '안동 찜닭' 등을 소재로 처음 생산된 이 포스터는 어느덧 온라인상에서 강원, 충청, 수도권 등 각 지역의 밈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처음 아이디어를 낸 건 대구 경북 지역 청년들이다. 국민의힘 경북선대위 박창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지역 청년 중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줘서 (포스터를) 제작하게 된 것"이라며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농·어업인을 도우면서도 윤석열 후보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은 '하이킥'으로 맞섰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전북 전주를 찾아 "코로나 째깐한(조그만) 거 확 해불쳐 버리겠다"라는 호남 방언과 함께 다리를 높게 차 올렸다. 민주당은 이 하이킥에 '부스터 슛'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어퍼컷을 견제하기 위한 하이킥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또한 윤석열 후보가 어퍼컷 세리머니로 스스로를 '디스(힙합 장르에서 상대를 비난하는 행위)' 하는 듯한 합성 포스터도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질문을 하면 스스로 인정하는 듯한 답변을 문구로 적은 식이다.

이에 진보 성향 네티즌 사이에서는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만능 짤'이다" "만든 사람은 천재다"라는 반응도 나왔다.

'밈'을 활용한 선거운동의 파괴력은 이준석 대표와 홍준표(대구 수성구을) 의원이 증명했다. 이들은 젊은 표심을 겨냥한 유행어 등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 "이번 대선은 역대 어떤 선거보다도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령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이들의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고, 그들이 온라인상에서 주로 활동하는 세대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온라인을 통한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사실 유포 등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은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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