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영천 대창초등…자연과 어우러진 놀이 중심 체험활동 활발

  • 피재윤
  • |
  • 입력 2022-03-07 08:02  |  수정 2022-03-07 08:13  |  발행일 2022-03-07 제15면
정규수업 외 취미교육 프로그램도 내실화

2022030301000130100004741
경북 영천 대창초등 학생들이 협동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대창초등 제공>

팔공산과 채약산의 정기를 품은 채 지역 특산물인 복숭아 밭으로 둘러싸여 봄이면 복사꽃 천지가 되는 대창초등학교(교장 박중희)는 경북 영천시 대창면 소재지에서도 다소 떨어진 곳에 있다.

1934년 개교한 대창초등은 1991년 신광초등, 1994년 대창동부초등을 통폐합했다. 지금은 면 소재지에 하나밖에 없는, 인재 배출과 긴 역사를 자랑하는 뿌리 깊은 학교다.

총 6천418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대창초등은 35명(병설유치원 포함)의 학생들을 28명의 교직원이 하나하나 직접 보살피며 '삶의 힘을 키우는 따뜻한 대창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해 2019년부터 시작된 경북도교육청의 특색사업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에 힘입어 학교 안팎에서 더 새롭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소신껏 운영 중이다.

최근 병설 유치원생이 9명으로 늘어났고, 이는 앞으로 초등학생 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작은 학교 살리기에 희망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자연과 어우러진 놀이 중심 활동으로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학교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가능했다.

학교 특색사업으로는 'BOOK 속에서 행복 찾기' '충효를 실천하는 채약 선비 기르기' '푸른 마음 푸른 학교 가꾸기' 등이 대표적이다.

작은 학교의 장점을 적극 활용, 대규모 학교에서는 하기가 힘든 다양한 체험활동과 특화된 교육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천혜의 자연환경과 순박한 농촌의 감성이 어우러져 '자연 속 주인공이 되는' 대창초등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

자연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특별한 교내 시설로는 앵무새에게 먹이 주며 소통하는 생태 학습장, 계절마다 달라지는 야생화 꽃밭, 큰 그늘과 역사를 대신하는 아름드리 수목들, 집라인 등 친환경 놀이터, 학교 담장 길 따라 이뤄진 야외 산책로, 넓은 나무 데크로 조성된 야외 학습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겨울 학생들과 교사들이 손수 양말목으로 짜서 입힌 겨울나무 옷과 동상의 목도리는 학교 방문자는 물론 지나가는 주민에게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생활 안전교실, 딸기농장 체험학습, 인공지능교육센터 체험, 삽살개농장 체험, 영천시의 지원으로 전교생이 참여하는 승마 교실, 찾아오는 과학체험, 관현악 오케스트라 감상, 함께하는 소박한 운동회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가능하다.

정규수업 후에는 학부모와 학생 수요를 반영, 생활체육·컴퓨터·미술·바이올린·우쿨렐레·영어교실 등 6개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졸업생 민모 학생은 "행복하고 따뜻한 둥지 같은 학교를 떠나 너무 아쉽고 서운하지만, 남은 후배들은 훨씬 더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중희 교장은 "학교는 마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약한 불씨 같은 작은 학교지만 시골 학교를 되살려야 하는 것이 기성 세대들의 사명이다. 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정책 중 하나"라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피재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