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정권교체 TK정치의 미래 .4]존재감 낮은 TK 정치인들…보수 일색 탓일까

  • 민경석,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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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15 19:19  |  수정 2022-03-16 08:48  |  발행일 20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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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8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윤 후보의 유세를 듣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가장 비중이 큰 지역 중 하나가 대구 경북(TK)이다. 가장 많은 역대 대통령(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을 배출하면서 TK는 우리 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됐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TK의 정치적 위상은 바닥에 떨어졌다.

대구 경북 정치인들의 존재감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지어 'TK 정치인은 임명직'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듣고 있다. 이를 두고 보수 정당에만 몰표를 주는 정치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구 경북의 국회의원 25명 중 24명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유일한 무소속은 지난 3·9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임병헌(대구 중구-남구) 의원인데, 그마저도 탈당 전 소속은 국민의힘이며 복당을 희망하고 있다. TK 의원 모두가 보수정당 소속인 셈이다. 당내 여섯 명밖에 없는 최다선인 5선 의원도 주호영(대구 수성구갑)·홍준표(대구 수성구을) 의원 등 두 명이나 있다. 중진급 반열에 들어가는 3선은 김상훈(대구 서구)·윤재옥(대구 달서구을) 등이다.

21대 총선 이후 다선 중진의원들이 대거 포진하게 됐고 이들의 정치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TK의 부상을 기대했으나 여전히 '존재감'은 부족하다. '당 최대 주주'라 불릴 만큼 책임당원 비율도 높지만 당 대표 선거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대선 후보와 당 대표를 지내며 TK 의원 중 가장 큰 존재감을 나타내는 홍준표 의원도 대구에서 정치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권 지역구 의원과 경남도지사를 지내며 존재감을 쌓았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올 때마다 보수정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 경북에는 '물갈이론'을 내세우며 유독 엄한 잣대로 칼을 들이댄다. 대거 물갈이를 해도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경북의 경우 최다선 의원이 재선(김석기·김정재·김희국·송언석·이만희·임이자)이고 나머지는 모두 초선일 정도다.

대구 경북 정치인을 가리켜 '임명직'이라는 비유가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다. 대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 4일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백수범 후보를 지원하며 "대구 경북의 선출직은 현직 국회의원은 임명직에 가깝다 본다. (보수 정당의) 공천을 받느냐 마느냐가 솔직히 주권자로부터 선택받느냐보다 더 중요해진 지 오래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TK 정치인들이 보수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개인주의적인 정치를 펼친 결과물이라고 진단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특정 정당에 대한 몰표는 (정치인들의) 야성을 떨어지게 하면서 온실 속의 화초로 만들어 준다"며 "역사적으로 봐도 TK가 오랫동안 집권을 해왔기 때문에 일종의 관성이 작동한 것이다. '굳이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 당이 집권한다'는 안일함이 나타난 결과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원인이 몰표에만 있다고는 볼 수 없다. 호남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지만 TK보다 전국구 인물이 훨씬 많다. 이는 호남이 집권한 적이 많지 않았던 데다 (선거에서) 쉽게 이기지도 못했기 때문에 전투력이 강해진 것"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이 TK 뿐만아니라 보수정당 전체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보수정당은 '탄핵의 강'마저도 당 밖에 있던 윤석열이라는 인물의 화력에 의존해서 건넜다"면서 "그 전에도 이준석, 홍준표, 김종인 등 유력 정치인에게만 기댔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한다거나 실력을 기르는 모습 자체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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