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4월의 한반도와 남북교류협력의 추억

  • 김정수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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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06   |  발행일 2022-04-06 제27면   |  수정 2022-04-0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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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대구대 교수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남북한 교류협력과는 점점 멀어지는 형세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 격화되는 미·중 패권경쟁과 미·러 대립구도가 장애의 핵심이다. 여기에 4월의 남북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북한의 지난달 24일 ICBM 시험발사는 군사적·외교적·정치적 측면이 있지만 핵심은 국방력 강화로 귀결된다. 김정은 위원장 등장 이후 북한은 핵과 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핵 분야는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일단락되었다. 경제 분야는 어려웠다. 최근에는 국제 제재, 코로나19, 자연 재해 등으로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남한은 2018년 이후 F35A 40대 도입,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탄도미사일 거리 확대, SLBM 발사 성공 등 군사력 강화를 이뤘다. 그 결과 남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불균형이 심화되었다는 게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GFP)의 분석이다. 이러한 국방환경에 북한은 지속적인 핵전력 증강으로 대응방향을 잡고 있다.이번 북한의 ICBM 발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아나 침공으로 미·러 관계가 악화됨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대북제재 결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틈을 노려 추진되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당분간 국제사회의 흐름을 중국과 러시아를 한 축으로 하고 미국과 EU를 다른 한 축으로 하는 대립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한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국제환경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남북한 사이에도 4월의 일정은 우려스럽다. 북한은 김일성 110회 생일(4.15), 김정은 출범 10주년(4.11), 조선인민군 창설 90주년(4.25) 등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남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4.12~28)을 예정하고 있다. 한·미가 함께 군사훈련을 실시할 경우 북한은 '강 대 강'의 논리에 따라 보다 강력한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계절이 바뀌어 민간단체의 풍선 날리기도 우려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여기에도 북한은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한반도 안팎에서 긴장 국면이 조성되면 남북교류협력이 설 자리는 좁아지게 된다. 2000년대 중반 통일부 남북교류협력 실무 책임자였던 필자에게는 남북교류협력의 소중한 추억이 몇 개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07년 3월 U-17 북한 청소년 대표팀의 남한 전지훈련이다. 분단 이후 북한 선수단이 남한에서 전지훈련을 한 최초의 역사로 기록돼 있다. 당시 이들을 환영하는 만찬이 제주시 한 호텔에서 진행되었다. 뷔페 음식이 맛나게 차려진 만찬장에서 한 선수가 음식을 듬뿍 가져와서 먹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왜 먹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북한에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라 부모님 생각이 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순간 가슴이 찡해졌다. 그 선수는 남한이 얼마나 부러웠을까. 이런 곳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지금도 그 선한 눈망울이 잊히질 않는다. 남북관계가 힘겨운 4월이 예상된다. 이달에는 북한에 절제된 언행이 필요하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리는 외교관계를 지양해야 한다. 그래야만 멀어져 가는 남북교류협력의 추억들을 다시 불러내 미래의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꿈이라도 꿀 수 있을 것이다.
김정수 대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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