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대구 유통업 부활로 도시 재생의 전기 마련하길
대구는 역대 산업구조에서 백화점 유통업이 강세였다. 섬유, 건설에다 향토 자본의 지역 백화점은 전국적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수도권 대기업 백화점이 진입하지 못한 유일한 도시가 대구였다.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 버틴 탓이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서울로 진출하기도 했다. 그런 대구의 유통업 구조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 창출의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
전통 유통산업의 위기는 대구만의 업보는 아니다. 쿠팡의 회원 정보 유출로 나라가 떠들썩한 데서도 보듯 온라인 쇼핑은 21세기 소비생활의 패턴이 됐다. 매장 전시를 통한 예전 방식의 유통 판매는 힘을 잃고 있다. 여기다 서울 대기업 백화점이 진출하면서 향토 백화점은 큰 타격을 받았다. 대구는 2011년 현대백화점의 대구 반월당 진출에 이어 2016년 신세계백화점이 동대구역에 거대한 소비 공간을 창출했다. 기존의 롯데 백화점까지 수도권 업체 3각 구도가 형성됐다.
대구 향토 백화점의 쇠락은 업계 재편을 넘어 도시 재생의 문제까지 파생시켰다. 대구의 중심 상권인 동성로에 위치한 대구백화점 본점은 폐쇄된 지 4년이 흘렀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한 채 빈 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업력(業歷) 81년의 국내 마지막 향토 백화점 폐쇄는 동성로 상권은 물론 도시 전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시가 단순한 지역기업의 쇠락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물론 비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유통업체가 대구 내외곽에 잇따라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동구 안심뉴타운에 2028년까지 프리미엄아울렛을 건립키로 했다. 안심뉴타운은 오랫동안 빈 부지로 방치돼, 한 차원 높은 개발이 절실한 곳이다. 한때 이케아가 들어오기로 했지만 취소됐다. 롯데쇼핑의 경우 수성구 노른자위 땅인 알파시티에 역시 프리미엄 유통시설인 타임빌라스를 2027년 개점 목표로 공사 중이다. 대구 도심은 아니지만 경산 지식산업지구에는 현대 프리미엄아울렛도 들어선다.
대구는 생산성이 수십 년째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소비,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가 받쳐주기에 도시 저력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축인 소비마저 무너진다면 도시의 방향을 상실할 수 있다. 대구백화점 폐쇄의 동성로에서 보듯 유통시설은 여전히 도시민의 중요한 생활공간이다. 경기 부활을 넘어 도시 전체 디자인과 이미지 구축에도 역할이 크다. 2026년에는 향토자본과 수도권 대기업이 함께 어울어진 대구 유통산업 대변신을 향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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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하세월인데 대구 '항공 펀더멘털' 무너지면 안돼
대구국제공항의 항공 펀드멘털(fundamental·기반)이 심각히 흔들리고 있다. 전국 항공수요가 빠르게 살아나는 상황에서 대구공항만 반등에 실패하고 있다. 자칫 TK신공항 개항도 하기 전에 대구의 항공 기반이 약화돼 경쟁력을 잃게 되지나 않을 지 심히 우려된다.
지난주 고시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민간공항기본계획'에 따르면 신공항의 부지 면적은 기존 대구국제공항의 7배나 된다. 여객터미널 면적은 4배 이상 크고, 주기장(여객전용)도 기존 11대에서 20대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 정도면 미국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과 대형 항공기 운항이 가능한 수준이다. 2060년 기준 신공항의 여객 수요는 지금의 3배를 훌쩍 넘는 1천265만 명, 화물 수요는 23만톤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게 그저 되는 게 아니다. TK 신공항이 개항 초기부터 제대로 운영되려면 현재의 대구국제공항 항공수요의 펀드멘털을 착실히 다져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들어 대구공항의 전체 이용객은 지난 15일 기준 339만명, 이중 국제선은 141만5천명에 불과하다. 인근 경쟁공항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김해공항의 성과는 경이롭다. 최근 제주를 제외한 지방공항 최초로 국제여객 1천만 명을 돌파했다. 대구공항의 7배 수준이다. 개항 후 50년 만의 쾌거라고 한다. 올들어 지난 15일 현재 전체 이용객 수(1천597만6천명)는 25년 뒤 TK신공항 예상 여객 수요에 버금간다. 청주공항은 초고속 성장 중이다. 중부권 중소도시를 기반으로 한 공항인데도 대구공항을 앞지르며 'BIG 5' 국제공항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이용객 최대 기록(458만 명)을 세운 데 이어 올 연말 500만 명 돌파가 유력하다.
대구공항의 경우 인접 공항과의 경쟁, 장거리 노선 부재가 뼈아픈 약점이다. 특히 국제선 노선 다양성과 확장성이 뒤처진다. 신공항 건설·이전 사업이 오히려 현재 대구공항 인프라 확충에 걸림돌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신공항 건설은 하세월인데 대구공항 투자를 계속 외면하면 TK의 항공 경쟁력이 현저히 약화할 게 분명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신공항 위상 또한 위태로워진다.
지금이라도 대구공항의 국제선 부정기노선 다양화와 장거리 국제노선 확보 등 노선 전략의 전면 재설계가 시급하다. 항공사가 매력을 느낄 광역권 수요 통합 전략과 운수권 확보 그리고 외국인 입국 마케팅 확대도 필요한 시점이다. 모두 대구시와 경북도의 공동 대응 없인 불가능한 일이다.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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