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테라와 루나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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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0  |  수정 2022-05-20 07:13  |  발행일 2022-05-20 제22면

한국산 가상화폐인 '루나'와 '테라'의 폭락 소식이 한 주를 떠들썩하게 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권도형씨와 소셜 커머스 티켓몬스터 창업자인 신현성씨가 2018년 공동창업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이 기업의 대표를 맡고 있어 국산 가상화폐인 '김치 코인'으로 불린다.

테라는 코인당 가치가 1달러로 유지되도록 설계한 '스테이블 코인'이다.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되어 있어, 1테라가 1달러보다 싸지면 자매 코인인 루나를 팔아 테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유지한다. 최근 테라의 가치가 하락하며, 자매 코인인 루나도 급락하고 이에 테라도 급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다. 루나는 지난달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지만, 최근 일주일 새 99.9% 하락했다. 이 때문에 루나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온라인상에도 상당 기간 모아온 거금을 잃었다는 인증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13일에는 온라인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이 개설됐고, 가입자는 1천500여 명에 달한다. 카페 운영자는 "권도형과 신현성 검찰 고소·고발에 동참하실 피해자를 모집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법정 대응을 예고했다. 시총 10위권에 들었던 만큼, 피해자는 전 세계적으로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이용자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고발과 경찰 조사를 요청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권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17일에는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토큰 10억개를 무상 분배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폰지 사기, 알고리즘, 이자 농사 등의 헛소리와 같은 '실험'은 멈추라"고 주장하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트윗을 인용하며 "이에 대해 강력하게 동의한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명칭은 담보화되지 않은 스테이블 코인을 합법화하는 선전용어가 됐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도지코인을 만든 빌리 마커스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게 "새로운 희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업계를 떠나라"고 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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