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교육 박순애·보건복지 김승희, 식약처장 오유경 지명…'모두 여성' 인사기조 변화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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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6   |  발행일 2022-05-27 제2면   |  수정 2022-05-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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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왼쪽부터)를, 보건복지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을 각각 지명했다. 연합뉴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이 각각 지명됐다.


또한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이 낙점됐다. 3명 모두 여성으로만 발탁한 것이어서 윤석열 정부 '인사패러다임'의 변화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장관 2명과 차관급 1명 등 3명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이는 앞서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운 것이다.

박순애 후보자는 이번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을 지냈다. 대통령실은 "인수위원을 역임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경영평가 단장을 맡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승희 후보자는 식품약리 분야 전문가로서 2015∼2016년 식약처장을 거쳐 20대 국회에서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대통령실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식약처장 등을 역임한 보건의료계 권위자로,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며 "국회 보건복지위원,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하며 보건복지 정책과 코로나19 정책대안을 제시해왔다"고 소개했다. 식약처장에 낙점된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은 한국약제학회 회장,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남은 장관이나 차관 등의 자리에 여성을 우선 발탁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 내각에 여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근무 평정 등에 불이익을 받아온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 같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 전까지 18개 부처 중 16개 부처 장관이 임명됐으며, 그중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3명(19%)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윤 대통령이 고수해온 인사 원칙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인수위 단계부터 '능력 중심의 인사'를 강조하며, 기계적 평등을 배척했다. 즉 양성평등을 위해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구성하고 지역 안배도 고려했던 전 정부들과 달리 차별화를 보인 것이다. 또한 여성 할당뿐 아니라 지역 안배도 고려하지 않겠다고 천명했고, '호남 홀대' 논란을 무릅쓰고 실제 이를 실천에 옮겼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최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과 만찬 자리에서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미묘하게 달라진 입장을 나타냈다. 여기에는 강인선 대변인의 '직언'이 작용했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특정 정무직 인사와 관련, "여성 후보자들의 평점이 낮다"고 언급하자 강 대변인이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이 돼서 그럴 것"이라며 '배려'를 건의했다는 것이다.

인사 방향의 재설정은 윤 대통령이 오히려 시대 정신으로 내세우는 '공정과 상식'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과거 인사 기준이 일부 불공정했을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의 후퇴까지 고려하는 기류는 아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여성 발탁 노력과 여가부 폐지 공약 폐기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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