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TALK] 뮤지컬 '월곡' 연출 장혜린 안무가 "연출·안무 병행…입체적 작품 만들고 싶어"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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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2 07:17  |  수정 2022-06-22 07:30  |  발행일 2022-06-22 제18면
안무감독이 뮤지컬 연출 참여
美 브로드웨이 등 흔한 사례
대구지역선 사실상 첫 시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서 공연
전쟁 속 인간 성장 일대기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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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월곡'으로 연출에 첫 도전하는 장혜린 안무가는 "앞으로도 뮤지컬 연출을 계속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안무할 때보다 10배는 힘이 드는 거 같아요. 그래도 재미있어요."

대구에서 제작된 뮤지컬·연극에 안무가로 활발히 활동해온 장혜린 안무가가 뮤지컬 연출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그는 23일부터 25일까지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특별공연으로 선보이는 달서아트센터 제작 뮤지컬 '월곡'의 연출을 맡았다.

안무가가 뮤지컬 연출을 하는 사례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선 특이한 일은 아니다. 뮤지컬 '시카고'를 연출한 밥 포시가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안무가가 뮤지컬 연출을 맡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대구에선 장 안무가가 사실상 첫 시도다.

그는 지역에서 제작한 뮤지컬에 꾸준히 안무가로 참여하고 있다.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럴' '비 갠 하늘' '반딧불', 연극 '크루서블' 등 대구시립극단이 제작한 뮤지컬·연극의 안무감독과 '로맨스 칠성' '그대 이름은 장미' 등 지역 예술단체가 제작한 뮤지컬의 안무를 맡았다.

"현대무용을 전공했는데, 20년 전쯤 연극에 무브먼트 디렉터 개념으로 극 안무를 하게 되었어요. 이때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거기에 안무를 입혔을 때 더 부각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무용 작품을 안무할 때도 무대 메커니즘을 활용하거나 대사를 하는 것들을 좋아했었죠."

장 안무가는 지난해 '월곡' 초연에는 안무감독으로 참여했다. 안무가 출신이지만, 그는 이번 두 번째 공연에 연출로 참여하면서 안무를 추가하기보다는 이야기의 개연성을 찾는 데 집중했다.

"배경이 숲이고, 전쟁 이야기다 보니 조금 답답할 수 있어서 무대를 다각도로 움직일 수 있게 해 지루함을 덜하게 만들어 보려고 했어요. 작품의 주인공인 우배선 장군도 심성이 착한 아이였는데, 전쟁으로 어쩔 수 없이 의병장이 되어야 하고, 그러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잘 표현하려고 했어요. 우배선 장군과 다른 인물의 관계, 감정의 변화도 잘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안무가가 뮤지컬 연출을 하는 사례가 지역에선 처음이다 보니 지역 문화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에 대해 장 안무가는 "'안무가가 무슨 연출을 할까'라는 시선이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랑 처음 작품을 하는 배우들도 낯설었을 것"이라며 "연습을 하면서 그런 것들이 오래가지는 않았고, 배우들도 많이 도와줬다"고 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뮤지컬 연출을 계속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는 연출과 안무 둘 다 제가 하다 보니 더 버겁기는 해요. 이렇게 병행을 하면서 좀 더 그림을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특색있는 연출이 되어 보고 싶어요. 아직은 안무에 대한 제 고집이 있는데, 다른 안무를 포용하면서 연출가로도 좀 더 배워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장 안무가는 '월곡'을 보게 될 관객을 위한 관람 팁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목적극'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월곡'은 역사적 사실만 전달하는 작품이 아니고, 그 안에 사랑과 우정, 인간 대 인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숨겨져 있는 이런 작은 이야기들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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