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무더위에 달성공원 동물들 힘겨운 여름나기…얼린 먹이·물갈이 등 조치

  • 이남영,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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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7 16:19  |  수정 2022-07-07 16:20  |  발행일 2022-07-08 제2면
달성공원
6일 오전 11시쯤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의 사자들이 푹푹찌는 '대프리카'에 더위에 맞서다 쓰러진 듯 콘크리트 벽에 기대어 자고 있다. 이동현 수습기자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선 찜통더위에 대구 달성공원 동물들도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시설 노후화 등으로 더위를 피할 마땅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폭염·열대야 일수가 평년 6월 기준 역대 가장 많은 날을 기록하면서 달성공원 동물원의 동물 관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11시쯤 달성공원은 오전임에도 30℃가 넘는 기온과 높은 습도 때문인지 대다수의 동물들은 사육장 안에서 축 늘어져 있었다. 호랑이 한 마리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호랑이 방사장과 실내 사육장을 잇는 통로 사이에 앉아 있었을 뿐, 아프리카에서 온 사자 부부도 그나마 시원한 콘크리트 벽에 기대어 잠을 청했다.

인기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원한 벽에 발을 대는 사자의 모습을 본 한 시민은 "무더위에 사자도 벽 시원한 줄은 아나보다. 침대 벽에 붙은 사람이랑 똑같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달성공원 동물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더위를 이기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 다른 동물에 비해 더위에 약한 침팬지·코끼리·곰·늑대는 실내 사육장에 설치된 에어컨으로 무더위를 이겨 내고 있었다. 예조 불곰은 사육장에서는 설치된 차광막 아래에서 한숨 돌렸고, 어미 코끼리와 새끼 코끼리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먹으며 더위를 달래는 모습이었다.

달성공원도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동물들이 지치지 않도록 얼린 먹이를 주거나 시원한 물로 자주 갈아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이날 사육사는 물개 어미와 새끼 3마리를 위해 얼린 먹이를 주고 물을 교체하는 등 물개들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먹이를 주던 물개 사육사는 "예상보다 이르고 높은 기온에 물이 빨리 더러워진다.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물개들의 눈이 자주 충혈되고 질병의 위험이 높아져 방사장의 물을 자주 교체하고 있다"며 "물에 자주 들어가는 동물이라 다른 동물들보다 시원하겠지만, 더위에 지칠까 주식인 오징어와 꽁치를 얼려주고 있다. 더위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달성공원을 오가는 시민들도 동물들의 건강 관리를 우려했다.

벤치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던 주부 박모(대구 중구)씨는 "하루 종일 더위가 가시지 않아 더위를 달랠 겸 오전부터 공원에 나왔다. 동물들을 둘러보니 사자도 벽 시원한 줄 아는지 벽에 붙어 자고 있다"며 "동물들이 더위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관계자들이 잘 관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달성공원 관계자는 "보통 폭염 관리의 경우 7월부터 시작하는데, 올해는 한 달 정도 빠르게 시작했다. 이른 더위에 동물들이 지칠까 매일 기온을 확인하고 있다 "며 "햇볕이 뜨거운 사육장에는 차광막을 설치하고 동물들에게 수박이나 얼린 특식을 제공하고 있다. 몇몇 동물사 실내에는 에어컨을 설치해 더위를 이겨내도록 돕고 있다. 대구의 더위를 잘 견딜 수 있도록 동물들의 건강 관리에 유념 하겠다"고 밝혔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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