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전용도로 적용 시간에 차량 바쁘게 오가…CCTV는 불법 주정차만 단속

  • 이자인,이동현,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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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3 06:55  |  수정 2022-07-13 07:11  |  발행일 2022-07-13 제3면
■ 30억원 들인 경북대 북문 인근 로데오거리 가보니…
전주에 붙여놓은 안내표지판
운전자 시야 벗어난 곳 자리
별도로 둔 계도인력도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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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북문 차없는 거리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12일 낮 12시쯤 경북대 북문 인근 로데오거리. 2016년부터 '보행자 전용도로'로 지정된 이곳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륜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의 통행이 제한된다. 하지만 통행제한이 무색할 만큼 차량이 자유롭게 도로를 오가고 있었다. 이에 학생들은 골목마다 나타나는 차량을 피해 걸어야 했으며,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오토바이로 인해 길을 멈춰서기도 했다. 북구청이 2년간 무려 30억원을 들여 조성한 '보행자 전용도로'가 무용지물로 전락한 셈이다.

통행이 제한되는 시간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북구청은 단속 CCTV를 5대 설치했지만 통행위반 차량이 아닌 불법 주정차만 단속하고 있었다. 북구청은 통행위반 차량을 안내·계도하는 공공근로 인력 3명을 별도로 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날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통행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북부경찰서 관계자도 "단속하기 위해서 하루 종일 상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운전자가 '보행자 전용도로'임을 알기도 어려웠다. 전주에 안내표지판이 붙어 있으나 시야를 벗어난 위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 학생인 김모(여·22)씨는 "인근 원룸에 거주하고 있는데 매일 낮에 차량이 골목을 오가서 보행자 전용도로인 줄 몰랐다"고 했다.

이날부터는 '보행자 안전 조치'가 강화되며, 이면도로 내 보행자 통행을 우선하는 '보행자 우선도로'도 시행됐다. 하지만 보행자 전용도로가 오랫동안 방치돼 온 것처럼 새로운 보행환경 개선사업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진기 계명대 교수(교통공학과)는 "'우선'보다 '전용'이라는 단어가 상위개념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보행자 전용도로의 관리·단속이 되지 않고 방치돼 있다면 하위 개념의 보행자 우선도로 역시 관리·단속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며 "고시된 구간의 관리 감독이 더욱 엄격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동현 수습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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