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최초 해남' 수협 경매사 출신 손명수씨 "바로 위 선배가 58세"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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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2 10:17  |  수정 2022-07-28 09:11  |  발행일 2022-07-25 제3면
[연중 기획 바다를 향하여 .7] 해녀 사라질까 걱정돼 가족반대 불구 해남의 길 선택
6차례 물질한 초보 해남이지만 지난 6월 심정지 해녀 구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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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최초의 해남 손명수씨.

"고향 마을에 불과 20년 후가 되면 해녀가 사라지는 것이 걱정돼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남(海男)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힘들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포항 최초이자 현재 유일한 해남인 손명수씨(35·포항시 남구 구룡포읍)는 "마을 어촌계에 등록된 바로 위의 선배가 58세일 정도로 해녀의 고령화가 심각한 것도 걱정이지만 이보다는 물질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바닷속에 들어간 초보 해남이라고 소개한 손씨는 " 현재까지 6차례 밖에 작업을 못했다"며 "다이버 경험이 있는데도 물질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으며, 현재 모친과 이모, 누나로부터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해남이 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반대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며 " 한번 작업을 할 때 보통 4시간을 해야 하고, 물질을 끝내고는 채취한 수산물을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 힘들다"고 토로했다.

손씨가 해남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공채로 어렵게 들어간 구룡포수협을 그만두면서다. 수협에서 경매사와 은행 업무를 본 그는 5년 남짓 다닌 2019년 퇴사하고 수산물을 판매업을 시작했다.

그는 "고향의 해녀들이 채취한 수산물을 제대로 판매하기 위해 설립했지만 해녀가 사라지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직접 수산물을 채취하는 해남의 길로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손씨는 "지난 6월 구룡포 앞바다에서 작업을 하다 심정지 상태가 온 82세의 해녀를 구조한 일에 뿌듯함을 느낀다"면서도 "모친과 이모, 누나도 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오는 9월 고향인 구룡포에 문을 여는 해녀 교실에 누나와 함께 등록할 예정이다. 손씨는 "해녀교실 수업을 통해 제대로 된 해녀 수업을 받아보고 싶다"며 "앞으로 수산물 판매업과 해남을 병행하면서 경북의 해녀문화 사업을 홍보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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