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기획 - 바다를 향하여 .7] 경북도, 해녀출신 어촌계장과 함께 다양한 해녀 문화 전승 보전 사업 벌여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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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2   |  발행일 2022-07-25 제3면   |  수정 2022-07-28 09:10
경북해녀키친 운영 통해 '경북해녀 요리레시피' 개발
오는 9월 해녀교실 문 열어 .. 젊은 신규 인력 양성
광복절 맞아 제주해녀 독도 찾아 선배 해녀들의 독도 개척사 살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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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녀들이 마을어장에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구룡포어촌계 제공>

산소공급정치 없이 맨몸으로 마을어장에 들어가 해조류, 조개 등을 캐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여성을 해녀(海女)라 부른다. 물론 지금은 잠수복과 잠수 벨트, 물안경을 착용한다. 해녀라고 하면 제주 해녀를 떠올리지만 경북 동해안에도 적지 않은 육지 해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그 수는 제주 다음으로 많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등록된 해녀는 1천370명이다. 경북 해녀는 과거 개별 산별적으로 존재해 그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러다 일제 강점기에 생계와 생업을 위해 타지로 원정 물질을 나가게 된 제주 출신 해녀들이 울릉 등 경북지역에 대거 이동해 정착하면서 하나의 계층으로 형성됐다. 경북도가 펴낸 '경상북도 해녀문화 인문사전'에 따르면 1937년 473명, 1939년 308명의 제주 출가 해녀들이 각각 경북으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후 195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제주 해녀의 2차 출향기가 시작되는데 1962년 1천584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이후 이들 출향 해녀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되돌아갔지만 현지에서 결혼하거나 눌러앉는 등 정착하는 사례도 있었다. 현재 경북 해녀도 제주와 마찬가지로 후계자는 없고 기존 해녀들은 고령 또는 질병으로 현장을 떠나고 있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경북해녀문화 전승 및 보전 사업 진행.. 해녀 출신 어촌계장과 함께
경북도 내 153계 어촌계 중 유일하게 해녀 출신인 어촌계장이 있다. 바로 35년간 물질해 온 구룡포 성정희(70) 어촌계장이다. 그녀는 28세 때 결혼해 부산에 살았고 남편 사업 실패로 34세에 고향으로 와 해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해녀 팀장에 이어 64세 때 구룡포수협 첫 여성 이사가 되고 지난해 일흔에 꿈에도 그리던 어촌계장이 됐다. 경북도는 지난 3월 해녀문화전승보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그녀를 위원으로 위촉했다. 성 어촌계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포항 등 동해안의 해녀 문화를 살릴 다양한 사업들의 추진 방향과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올해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진행한 '해녀키친' 사업을 통해 포항 호미반도를 중심으로 해녀 어업으로 만든 음식 문화를 발굴하기로 했다. 해녀가 직접 채취한 해산물로 조리법을 공유할 수 있는 '경북해녀 요리 레시피'도 개발키로 했다. 또 유명 셰프(박찬일)와 사진 작가와 함께 해녀 어업, 물질활동 반경 등 해녀의 생활사를 발굴해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 사업이 진행되면 제주의 해녀와 차별화 된 해녀 문화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수산물 직판장과 해녀 체험 교실, 해녀 작업장 및 휴게실 등을 갖춘 '해녀복지비즈니스타운'을 내년 중으로 건립하기로 했다. 이 시설은 해녀의 어업 활동과 관광을 연계해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과 해녀 문화 홍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이달 중으로 구룡포읍내 폐교(옛 구룡포초등학교 구남분교)를 리모델링 해 만든 수산창업지원센터가 오는 9월 문을 열면 해녀교실을 개설해 수강생들에게 잠수방법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는 경북 해녀의 경제, 생태, 문화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전수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오는 12월까지 해녀의 소득과 노동환경, 건강, 문화여가, 직업에 대한 자긍심 등의 영역으로 나눠 실태 및 욕구를 파악한다. 9, 10월에는 현장 조사도 실시한다. 연말 결과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어촌마을 공동체를 만들고 전통 해녀를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성 어촌계장은 "젊은 해녀들을 유인하려면 해녀학교를 통해 양성한 인력들이 마을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 터전 마련 등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출어기념비
제주시 한립읍 협재리 마을회관에 있는 '울릉도 출어 부인 기념비'(사진 오른쪽).1956년 7월 세워진 이 비는 제주 해녀들의 울릉 독도 출향을 기념한 것이다.<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 제공>
◇제주도 및 울릉도·독도 해녀 교류
제주 해녀들이 광복 77주년을 맞아 독도를 방문, 독도를 개척한 선배 해녀들의 발자취를 살펴본다. 경북도와 독도재단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7일부터 제주 해녀 30명을 2박3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한다. 이번에 독도로 초청받은 해녀 중에는 1950년대 실제 독도에서 물질을 했던 김공자, 고정순, 홍순옥씨도 포함됐다. 이들은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있는 '울릉도 출어 부인 기념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제주 해녀들의 이번 독도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의 물질은 단순한 해산물 채취를 넘어 울릉도와 독도의 어민들과 함께 지역의 어업권을 지키면서 동시에 영유권을 지키는데도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독도재단에 따르면 제주 해녀들은 일제강점기인 1940년 초·중반에는 일본인 선주들에게 고용돼 독도에서 조업 활동을 시작했으며, 광복 이후 한국인 선주들에게 고용돼 독도에서의 조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처음에는 10 여명의 제주 해녀들로 시작해 1950년대 후반에는 30~40명으로 해녀들의 수가 증가하다가 1980년대 초반부터 점차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해녀들은 독도의용수비대의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독도의용수비대가 동도에 독도경비대 막사를 지을 때 해녀들이 바다에 떨어뜨린 통나무를 물가까지 밀어줬다. 또 파도로 울릉도 보급선이 독도에 접안할 수 없을 때 해녀들이 풍랑 속에 뛰어들어 식량을 조달하는 등 독도거주자들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독도재단은 아울러 이번 방문을 통해 자매결연, 초청행사 등 해녀마을 교류사업 추진키로 했다.


독도재단 관계자는 "오랜 세월 독도의 바다에서 물질을 했던 제주 해녀들의 독도 개척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경북은 제주 다음으로 많은 수의 해녀가 활동하는 지역으로, 향후 해녀 문화 전승을 위한 공동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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