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도가 지난 4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Y-FARM EXPO 2025' 행사장 내부에 귀농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은 명실상부한 국내 '귀농·귀촌 1번지'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북으로 귀농한 인구가 2만6천137가구에 이른다. 이는 같은기간 국내 전체 귀농 가구의 18.72%에 달하는 규모다.
광역단체별 귀농가구수를 따져도 거의 매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남에게 한 차례 타이틀을 내준 2020년이 2위로 떨어진 유일한 해다.
경북의 연도별 귀농가구 수는 2013년1천931가구, 2014년 2천112가구, 2015년 2천221가구, 2016년 2,323가구, 2017년 2,316가구, 2018년 2,176가구, 2019년 2,136가구, 2020년 2천234가구, 2021년 2천710가구, 2022년 2천530가구, 2023년 1천911가구로 나타났다. 매년 2천178가구가 귀농을 위해 경북을 찾고 있는 셈이다.
경북 내에선 상주와 의성, 영천, 김천이 귀농 인기 지역이다. 최근 12년간 각각 2천65가구, 2천57가구, 1천819가구, 1천648가구가 이들 지역으로 귀농했다. 이들지역 외에도 안동, 예천, 청도, 성주, 경주, 봉화에도 1천300가구 이상이 농사를 짓고 있다.
경북의 누적 귀촌 가구수(2013년~지난해)도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다. 수도권에 인접한 경기(103만8천231가구)에 이어 44만3천385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경북 귀촌 가구수는 2021년 4만278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3만6천745가구, 2023년 3만4천6가구로 줄어들다가 지난해 3만8천782가구로 반등했다.
경북 내 귀촌 인기지역은 포항과 경산, 칠곡, 경주, 구미 등을 꼽을 수 있다. 귀농지역과 달리 어느정도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 각광받는다.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선 일자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포항의 경우 지난해 귀촌 인구가 8천345가구가 유입되면서 전년(4천933가구) 대비 69.16%나 급증했다.
귀촌인 수로 따지면 1만2천666명으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5번째로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기 화성(2만7천116명), 충남 아산(1만9천85명), 경기 남양주 1만5천314명, 충북 청주 1만4천101명 순이었다.
이처럼 경북이 귀농·귀촌 대상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과수와 시설채소, 축산 등 돈이 되는 고소득 작물 위주로 농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경북의 농업 소득은 1천676만3천원(2024년 기준)으로 전국 2위에 해당한다. 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도 농가'가 많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경북은 귀농 선도농가가 16만2천호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또 단계별 체계적 정책자금 지원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대규모 박람회 참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정보 제공 등 경북도의 꾸준한 귀농·귀촌 정책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전국적으로 귀농인구가 줄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귀농인구의 감소는 잠재 귀농인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 귀농에 필요한 준비 기간이 늘어난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체류형 쉼터'나 '농촌에서 살아보기' 등 주소 이전 없는 농촌 체험 활성화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실제 귀농 유입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젊은 층들이 귀촌을 통해 농업 기술을 어느정도 배운 후 귀농하는 '선 귀촌·후 귀농 현상'도 이같은 추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도는 귀농귀촌 인구 확보를 위해 귀농인 정착 지원사업의 확대로 시설, 농기계 비용을 지원해 정착 부담을 줄이고 현재 영주와 영천에서 운영중인 '체류형 농업 창업지원센터'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보다 많은 도시민들이 농촌 생활을 체험하고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농업창업 및 기술 교육을 꾸준히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경북이 여전히 귀농가구 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타 시도보다 귀농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며 "앞으로도 귀농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경북이 명실상부한 귀농 1번지임을 계속 증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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